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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오포, 칩 제조의 꿈 깨져…느린 진전과 내분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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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오포, 칩 제조의 꿈 깨져…느린 진전과 내분이 문제

오포 스마트폰이 싱가포르 매장에서 전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포 스마트폰이 싱가포르 매장에서 전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가 반도체 제조 부문 쩌쿠(Zeku·제쿠) 사업을 접는 것은 서버용 칩 개발이 더디고, 부문 간 저조한 협업 때문이라고 닛케이아시아가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오포 측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스마트폰 시장 부진으로 인해 쩌쿠의 문을 닫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쩌쿠는 중국이 반도체 산업 자급자족 캠페인의 피해자 중 하나다. 쩌쿠는 오포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 설계, 모뎀 및 기타 연결 부품을 제조하기 위해 2019년에 설립했다.

중국이 세계 주요 반도체 국가들로부터 첨단 칩과 관련 기술에 대한 광범위한 통제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쩌쿠와 같은 벤처기업의 폐쇄는 국내 시장의 3000여곳 반도체 설계업체들의 사기에 때아닌 타격을 입힐 것이다.
한 집적회로(IC) 교수는 “오포의 쩌쿠 폐쇄 결정은‘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부 의부 자금에 의존하는 동종 업체들이 어려움에 직면할 때 포기하거나 무자비한 경쟁에서 자발적으로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 시장 조사기관 아이씨와이즈(ICwise)는 5월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본사가 광저우에 둔 오포는 지난 3년 동안 쩌쿠에 약 100억 위안(약 1조8040억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쩌쿠는 그래픽과 오디오를 위한 ‘작은 칩’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지만, ‘빅 칩’으로 불리는 스마프폰 AP 칩의 생산하는 데 진전이 느린 것으로 보인다.

쩌쿠 전 직원은 “3월 쩌쿠는 칩 계약 제조업체를 고용해 자체 개발한 AP 칩을 시험 생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포는 5월 12일에 갑작스럽게 쩌쿠를 폐쇄하겠다는 소식을 발표했고, 수많는 직원들은 오포의 결정에 놀랐다. 특히 오코는 상하이 본사의 임대 계약을 갱신하고, 4월 말에 디지털 설계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 분야의 인재를 모색하기 위해 새로운 채용 공고를 올렸다.

쩌쿠의 류쥔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경제와 스마트폰 산업의 암울한 상황과 오포가 예상한 매출을 실현하지 못한 것으로 반도체 개발에 계속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에 쩌쿠의 문을 닫은 것”이라며 “쩌쿠의 폐쇄는 팀의 작업 품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IDC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스마폰 출하량은 2억858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3억 대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스마트폰의 수명 주기가 길어진 것으로 소비자가 스마트폰에 대한 지출을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오포가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출하량은 28.2% 감소했고,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6%포인트 하락한 16.8%로 3위를 차지했다.

IDC는 “오포의 스마트폰 출하량 하락 폭은 중국시장의 5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1.3% 하락한 12억 대로 집계됐다. 오포는 4위를 공고히 했지만, 시장점유율은 2021년의 9.8%에서 8.6%로 내려갔다.

‘빅 칩’ 개발 진전 느려


쩌쿠는 설립 이후 스마트폰 AP, 베이스밴드 칩, 블루투스 칩과 무선 주파수 칩 설계를 전담하는 4가지 연구·개발 부문을 설립했다.

쩌쿠 전 직원은 “쩌쿠는 3월에 칩 계약 제조업체를 고용해 4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AP의 시험 생산에 돌입했고, 6월에 샘플 칩을 얻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체 개발 칩의 시험 생산은 두 번 연기했기 때문에 기존의 계획보다 몇 달 늦었다. 쩌쿠는 2022년 9월에 시험 생산할 예정이었으나 12월로 미뤘고, 결국 3월에야 시험 생산에 돌입했다.

쩌쿠 전 직원은 “쩌쿠 자체 개발 AP는 독점적이지만, 퀄컴과 미디어텍 등 강대한 경쟁사의 유사한 제품과 비교할 때 경쟁력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AP가 사용되라도 일부 오포 스마트폰에만 탑재할 것이기 때문에 양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 칩’의 개발 진전이 느리지만, 이미징과 블루투스 칩 개발에는 일정한 진전을 취득했다.

2021년 12월 오포는 ‘마리 실리콘 X(MariSilicon X)’라는 신경망 처리장치(NPU)를 출시했고, 이는 쩌쿠가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칩이다. 1년 후 오포는 두 번째 자체 개발 칩 ‘마리 실리콘 Y’를 선보였다.

오포의 장보 칩 제품 고급 총괄은 “마리 실리콘 Y는 높은 시험 생산 비용과 낮은 투자 수익률로 인해 사업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직원·부서 간 영역 쟁탈전


어이씨와이즈는 “쩌쿠 폐쇄될 때까지 직원 수로 계산하면 쩌쿠는 중국 5대 반도체 설계업체가 됐다”고 전했다. 오포의 지원 하에 쩌쿠는 2020년과 2021년에 대규모로 인재 채용했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력 높은 급여를 제공했다.

2021년에 고용된 일부 직원은 “대학 졸업생들의 연봉은 40만 위안(약 7216만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인사는 “연구·개발 능력을 높이기 위해 쩌쿠는 대만 미디어텍, 화웨이 하이실리콘과 퀄컴 등 반도체 제조업체로부터 인재를 스카우트를 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업에서 스카우트된 직원들은 일반적으로 같은 팀으로 편성될 것이다. 이로 인해 각 팀이 더 많은 자원을 받기 위해 직장 분쟁이나 영역 쟁탈전을 벌어졌다.

쩌쿠 전 직원은 “경영진은 내부의 충돌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며 “부서간 분쟁 문제는 전체 회의를 가질 때마다 언급됐지만, 경영진은 알아서 해결하라고 이 문제를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쩌쿠는 높은 이직률을 해결하기 위해 채용 기준을 완화해 대학 졸업생과 과 코딩 경험 있는 사람들을 대거 채용했고, 이로 인해 엔지니어 팀의 품질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산업 헤드헌터는 “쩌쿠의 연구·개발 직원 중 약 3분의 1은 경험 없는 대학 졸업생이며 업계 중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집계됐다”고 말했다,


양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vxqha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