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IT용 중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OLED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대립하며 OLED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LG가 OLED 시장 규모 확대를 위해 손을 잡았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는 이전부터 삼성전자에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을 일부 공급하긴 했지만, OLED 패널을 공급한 예는 없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OLED TV 생산 및 판매에 나서면서 대형 OLED TV 패널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안정적인 TV패널 공급을 위해 LG디스플레이의 손을 잡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과 LG의 협업이 OLED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17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있지만 매출 대부분을 LCD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LCD 패널 공급가격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대부분 생산하고 있는 중국계 기업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동시에 LG디스플레이 역시 2분기 연속 조단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수요처인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하게 되면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IT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중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는 삼성과 LG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가 지난 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중대형 OLED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300만 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매출액도 8억6490만 달러로 지난해 1분기 12억3680만 달러 대비 30%나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삼성과 LG의 대결 구도다. 매출 비중은 LG디스플레이가 57%를 차지하며 43%에 그친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앞섰지만, 출하량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69%를 차지하며 LG디스플레이(31%)보다 높았다. 노트북 패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특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삼성과 LG가 경쟁을 벌이는 것은 향후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OLED 디스플레이 채택 비중이 40%를 돌파했지만, 노트북 PC, 태블릿 등 중대형 IT기기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비중이 아직 95% 이상인 만큼 향후 OLED 패널로의 교체가 기대된다.
성장성이 큰 만큼 삼성과 LG 역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8.6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에 3년간 4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영업적자로 인해 아직 투자 여력이 마땅찮은 상황이어서, 향후 시장 상황을 보고 공격적인 투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삼성·LG의 경우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면서 "중국 경쟁사들의 추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미들급(중급) 패널 시장에 진출해 생산비용을 줄이고, 판매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