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View Inc.)는 에어컨 등장 이래 사무실 공간을 가장 획기적으로 바꾸는 스마트 창문을 개발해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했다.
뷰의 스마트 창문은 태양의 위치에 따라 건물 전체 창문 톤을 바꾸고, 실내를 시원하게 바꿔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제품이다. 투명 회로기판이 내장된 패널은 거대한 컴퓨터로도 쓸 수 있고, 대형 프레젠테이션 화면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혁신적인 기술에 일본 소프트뱅크, 뉴질랜드는 물론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이 뛰어들어 20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라오 멀푸리 최고경영자는 2020년 뷰가 상장했을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는 전체 산업을 파괴할 정도의 혁신이다"라며 "10억 달러 수익 창출의 정상 궤도에 올랐으며, 더 스마트하고, 더 건강하게 만들고, 더 연결되는 건축물 시대의 시작이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 야망도 얼마 가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밀피타스에 본사를 둔 뷰는 사기 혐의와 주가 하락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직원의 약 25%를 해고했다. 뷰는 비용 절감과 자금 조달에 힘쓰고 있지만, 현재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
2021년 주가가 12.49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주가는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현재 13센트에 거래됐다. 시가 총액은 33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스닥 상장 폐지 경고까지 받았다. 9월 이후 운영자금도 동났지만, 자금을 조달할 구멍이 없다.
유니온 그로브 벤처 파트너스를 통해 뷰에 투자한 그레그 볼렌(Greg Bohlen)은 투자한 일이 부끄러워하며 "그것은 절대로 상장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리 개발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드는 것도 문제지만, 건물주를 설득하는 과정에 코로나19가 퍼져 건설 경기를 나락에 빠진 것도 뷰의 몰락에 한몫했다. 이 외에도 뷰는 회계 관련 문제도 불거졌다.
멀푸리 최고경영자는 기존 투자자들과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선순위 전환사채를 추가로 조달하기 위해 협의 중이며, 이는 회사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이 자금 조달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조달하지 않으면 생존에 위협이 되지만, 자금 조달도 결국 비즈니스의 수단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뷰는 생존경쟁을 위해 스팩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한 여러 유명 기업 중 하나다.
위워크(WeWork)나 래치(Latch)처럼 자금지원이 많았던 스팩 상장 기업 수십 곳이 현재는 푼돈만 벌고 있다.
한때 30억 달러의 시가 총액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지원하는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오빗 홀딩스와 같은 기업들은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거나 파산하고 있다.
뷰을 담당했던 레이먼드 제임스의 애널리스트 파벨 몰차노프는 뷰의 회계 문제가 회사의 주가를 폭락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뷰를 돌아볼때, 좀 더 오래 비상장으로 성장해야 했던 벤처기업 중 하나다"라고 짚었다.
뷰는 기후 친화적인 다목적 창문으로 국내 상업용 건물을 커버한다는 비전 아래 수년간 제품 뒤에 숨겨진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그 이후 400개 이상의 건물에 설치되는가 하면, 현재 약 100여곳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2008년 Soladigm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2010년 미시시피주 올리브 트리 카운티에 1억 3000만 달러를 들여 제조 공장을 세우고, 그 지역에 3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뷰의 혁신적인 창문은 아마존에서 도이치뱅크에 이르는 다양한 고객은 물론 미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의 제1터미널 등 수백여 개 건물에 설치됐다.
또한 뷰는 블랙록, 마드론 벤처, 코슬라 벤처 등으로부터 수억 달러를 투자유치하며 부동산 투자자와 기술 투자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기업이었다.
특히 매력적인 부문은 자본이 투자자의 ESG 요구사항에 부합된다는 점이었다.
창업 후 거의 10년이 지난 2017년, 멀푸리는 투자자와 고객에게 계속해서 손실이 지속된다고 경고했지만, 뷰의 가치를 10억 달러로 평가한 교원보험연급협회(TIAA)가 주도하는 2억 달러의 자금 조달 라운드를 발표했다.
1년 후 소프트뱅크는 10억 달러를 쏟아부었고, 2020년에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가 지원하는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했다. 당시 IPO 가치는 20억 달러로 평가됐다.
멀푸리는 상장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뷰의 유리 창문을 설치한 건물주는 일반 창호보다 50% 더 많은 비용이 들이고, 사무실 세입자에게 더 높은 임대료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 50년 전에 처음 에어컨이 도입됐을 때를 생각해보라"며 "당시는 프리미엄 상품으로 여겨졌지만, 지금 우리는 에어컨 없이 살 수 없다"고 뷰의 스마트 창문의 미래 가치를 견주어 강조했다.
그러나 2021년 1월 12.49달러로 주가가 정점을 찍은 지 몇 달 후 거의 반 토막이 났다. 뷰가 2021년 1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부정확한 재무 정보를 제공했는지에 대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달 제출된 증권거래위원회 명령에 따르면 뷰는 방수 밀폐제(실란트) 결함으로 인한 창문 교체 비용으로 인해 2200만~ 2500만 달러의 부채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추산 결과 배송 및 설치 비용이 포함되지 않아 부채가 4800만~5300만 달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부정확한 회계 보고의 원인 제공자로 2021년 회사를 떠난 비둘 프라카시 전 최고 재무 담당자가 지목됐다. 그는 2020년 12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업무상 사기, 폭로, 장부·기록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최근 증권거래위원회 문서에서 뷰가 2022년 재무 보고에 대한 내부 통제에 중요한 약점이 있다고 인정했던 점이 또 다른 문제로 떠올랐다.
뷰는 재무회계 보고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회계 지식과 경험을 갖춘 직원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청렴과 윤리적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 이보다 최악인 점은 뷰가 감지되지 않은 또 다른 잘못된 회계 보고를 할 수 있다고 지적한 점이다.
멀푸리 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주주 서신을 통해 상업용 부동산 업계의 난관에도 뷰가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회사의 장밋빛 미래를 내세웠다.
그러나 적절한 운영자금조차 조달이 힘들다면, 사업을 계속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