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06시 기준 전국 농작물 피해 면적은 3만5393헥타르(ha), 축사 및 비닐하우스 등 시설 피해 면적은 59.9헥타르로 집계됐다. 가축은 87만1000마리가 폐사했다.
중부지방에서 주로 재배하는 다다기 오이 가격도 14만1250원(100개 기준)으로 전월대비 247% 올랐다. 여름 제철음식에 많이 사용하는 열무도 4kg 기준 가격이 전월대비 121% 높았다. 이외에도 시금치(207%), 깻잎(80%), 대파(49%)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이 지난달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가공식품, 외식 물가도 높은 상승률 유지 "부담 가중"
채소류 가격 급등에 따라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68%로 21개월만에 2%대에 접어들었다. 이 중 채소류 물가지수 기여도는 0.05%포인트, 농산물 전체의 물가지수 기여도는 0.1%포인트였다.
6월 채소류 물가지수는 전월대비 4.8% 감소하는 등 최근 3개월(4~6월) 동안 하락세를 나타냈다. 농산물과 채소류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가중치는 각각 4.38%와 1.69%로 크지 않지만, 하락세를 보이던 채소류 가격이 급등한 만큼 물가지수 하락세를 다시 반등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채소류는 ‘밥상물가’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는 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대로 하락했지만 가공식품 물가와 외식 물가는 각각 7.5%, 6.3% 오르는 등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소비자가 먹거리 물가 안정세를 체감하기 힘들었던 만큼 채소류 가격 급등이 소비자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장맛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된 데다 태풍 등으로 인한 추가 피해 가능성도 남아있어 농산물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상추와 깻잎 등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부 채소류 소비가 늘면서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도 호우에 따른 농산물 거래현황 점검에 나섰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지난 21일 울시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해 호우에 따른 농산물 도매시장 반입물량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한 차관은 기상재해 발생 시 농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수급안정을 위한 민‧관 협력을 강조하면서, 농산물 산지 출하물량 확대와 가격안정을 위해 유통주체들의 산지 수집 확대 노력을 당부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도 앞서 강원도 평창군을 방문해 여름배추와 무의 생육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수해농가의 신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농식품부와 소속·공공기관 및 농협중앙회 등 유관기관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농업인들이 조기에 영농을 재개할 수 있도록 피해복구 및 인력지원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피해 농업인들은 병충해 적기 방제 등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전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