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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6개월째 그대론데…주담대 금리 7% 육박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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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6개월째 그대론데…주담대 금리 7% 육박 '고공행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6개월째 연 3.5%에 묶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달부터 은행권 유동성 규제가 강화되고 새마을금고 사태가 터지면서 시장 금리가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시장 금리 상승 압력이 더 세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4.35~6.952%로 집계됐다. 긴축 종료 기대감에 주담대 변동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한 올해 2월 초 4.98~6.89%와 비슷한 수준으로, 상단이 7%대에 가까워지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치솟는 것은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치솟은 탓이다.

6월 신규 코픽스는 3.70%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4.34%까지 오른 뒤 올해 4월 3.44%까지 내리면서 한은 기준금리(3.50%)를 밑돌았지만 5월(3.56%)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어 6월까지 2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픽스가 상승하는 것은 은행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앞서 저축은행이 4%대 예금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은행권에서도 4%대 예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날 기준 은행권에서 금리가 가장 높은 예금(12개월 만기)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최고 4.2%)이다.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4.02%)과 '헤이(Hey)정기예금'(4.00%), BNK부산은행의 '더(The)특판정기예금'(4.00%)도 4%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은행채 금리도 상승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의 민평 3사 평균 금리는4.196%로 지난 4월 10일(3.810%)보다 0.3%포인트 넘게 올랐다.

은행채 금리가 오른 이유는 은행들이 지난달 말 종료된 예대율(예금 잔액 대비 대출금 잔액 비율)·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에 대비해 은행들이 유동성 확보를 목표로 채권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자 2020년 4월에 예대율 규제를 105%까지 풀어줬다. 하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면서 이달부터 100%로 정상화했다.

LCR 규제도 6월까지는 92.5%였으나 7월부터 올해 말까지는 95%로 상향된다. LCR은 향후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예금 및 국공채 등 현금화하기 쉬운 고유동성 자산의 최소 의무 비율을 말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마을금고 사태까지 터지면서 시장 금리 상승을 자극했다.

지난달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6%를 넘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촉발된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사태는 최근 빠른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새마을금고는 당장 처분이 가능한 채권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가 속한 종금·상호 부문은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5조6070억원 규모의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이는 올해 상반기(1~6월) 매도액 5조3936억원보다 많은 규모로 이달 들어 매물 대부분이 새마을금고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도 시장 금리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연준이 오는 25~26일(현지 시간) 열리는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인상할 가능성은 99.8%로 반영됐다.

문제는 금리 상승이 뚜렷하지만 '집값 바닥론'이 확산되면서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5700억원으로 6월 말(678조2454억원)보다 3246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고금리의 영향으로 지난해 1월 감소 전환해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다 지난 5월 증가세로 바뀐 뒤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3주(지난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7% 올라 지난 5월 4주(0.03%) 이후 9주째 상승세다. 7월 2주(0.04%)보다 오름폭도 확대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가 6개월째 제자리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긴축 종료 기대감에 시장 금리가 많이 내렸던 경향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대출 수요가 늘고 은행권 조달비용이 다시 증가하면서 향후 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