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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인텔·TSMC, 굳이 구동독에 투자 늘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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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인텔·TSMC, 굳이 구동독에 투자 늘리는 이유

독일 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독일 정부는 전기차 시대 도래와 반도체 칩 의존성 탈피 등을 위해 각종 보조금을 지원하며 테슬라, 인텔, TSMC 투자를 유치했다. 이미지=글로벌이코노믹 자료 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독일 정부는 전기차 시대 도래와 반도체 칩 의존성 탈피 등을 위해 각종 보조금을 지원하며 테슬라, 인텔, TSMC 투자를 유치했다. 이미지=글로벌이코노믹 자료
독일 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독일 정부는 전기차 시대 도래와 반도체 칩 의존성 탈피 등을 위해 각종 보조금을 지원하며 테슬라, 인텔, TSMC 투자를 유치했다. 이 기업들은 모두 구동독지역을 입지로 선택하며, 구동독지역이 독일의 신성장 산업의 구심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두고 독일 언론 ZDF 호이트는 9일(현지시간) 고금리 시대에 비용을 아끼려고 최적의 투자처를 찾던 기업들이 땅값과 임금, 전기료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동독지역을 선택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 테슬라·인텔·TSMC의 투자 내용

테슬라는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에 위치한 그륀하이데에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기가팩토리라는 제조 공장을 2022년 3월 개장했다. 이 공장은 테슬라의 첫 번째 유럽 공장으로 수백만 개의 배터리 셀과 수십만 대의 모델 Y 차량을 생산한다. 현재 이 공장에는 는 약 1만1000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인텔도 독일의 동부 도시인 마그데부르크에 반도체 생산 시설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 공장은 173억 달러 규모이며, 전 세계 칩 제조업체들이 유럽으로 다시 유치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2027년에 생산이 시작된다.

거대한 팹들을 건설하는 데 7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기고, 팹이 몇 년 후에 생산을 시작하면 3000개의 영구적인 일자리가 마련된다.

독일 정부는 약 109억 달러의 보조금 패키지를 제공했다.

TSMC도 독일 드레스덴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 공장은 TSMC의 3번째 해외 공장이자 유럽에 짓는 첫 반도체 공장이다. 협력사인 보쉬, 인피니온, NXP 등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독일공장을 운영할 예정으로 총투자금은 109억 8798만 달러 규모로 건설되며 독일 정부가 약 54억 9350만 달러 보조금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에 약 2000여 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브란덴부르크주 소재 그륀하이데(테슬라), 마그데부르크(인텔), 드레스덴(TSMC) 등 3곳은 모두 공교롭게 구동독지역에 위치한다.

반면,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주로 바이에른, 바덴-뷔르템베르크, 하이센, 작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등 서독 지역에 있다. 한때 세계 최고의 자동차 산업을 이끌던 이 도시들은 독일 자동차 산업 위기와 함께 어려운 지경에 놓여 구 산업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 구동독지역에 투자를 결정한 배경

ZDF 호이트 보도에 따르면, 라이프치히대 군터 슈나블 교수는 동독 입지조건이 상대적으로 좋다고 말한다. 수준 높은 인력이 많고, 부동산 가격이 저렴하며, 임금 수준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이 매력적이다.

독일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동독 생활비는 서독보다 낮다. 예를 들어, 동독 라이프치히시 제곱미터당 평균 임대료는 7.13 달러인데 서독의 뮌헨시는 19.3 달러다. 동독이 서독보다 평균적으로 30% 저렴하다.

임금도 동독의 월평균 소득은 약 3214달러이나 서독의 경우 3772달러다. 평균적으로 20% 정도 낮다. 이런 요인들이 동독을 대기업 투자에 매력적인 위치로 만들고 있다.

또한, 동독은 젊은 인구가 많고, 교육 수준이 높아 우수한 인재를 구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가 편해 탄소 배출 절감과 에너지 비용도 줄일 수도 있다.

동독 전문가로 알려진 드레스덴 Ifo 연구소의 부소장인 요아힘 라그니츠는 동독 지방인 메클렌부르크-서부 포메라니아, 브란덴부르크, 작센-안할트가 제공하는 에너지가 공장을 가동하는데 큰 이점을 준다고 말한다.

이 지역들은 풍력발전에 있어서 선두 주자다. 작센-안할트는 5309MW의 설치 용량으로 전력 소비의 48.11%를, 브란덴부르크는 8067MW 설치 용량으로 전력 소비의 47.65%를 차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전력 공급이 중요한 산업기지에 큰 효용을 준다.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력 공급원을 제공한다. 화석 연료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대기 오염과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다.

특히, 독일은 전기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곳이다.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상쇄할 수 있다.

또한, 동독지역 일부 지역에는 고속도로 연결, 공항 및 기차와 같은 좋은 인프라가 있으며, 일부 지역에 매우 우수한 연구기관과 대학이 있다. 이는 인텔, TSMC 및 테슬라 같은 기업들이 사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프라와 인력을 제공하며, 기술 발전과 혁신을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산업용수도 부족하지 않다. 드레스덴, 마그데부르크, 그리고 브란덴부르크주에 위치한 그린하이데는 모두 엘베강 유역에 있다. 엘베강은 중앙 유럽의 주요 강 중 하나로, 체코의 북부 지역에서 발원해 체코의 보헤미아 지역을 거쳐 독일을 통과하고 북해로 흘러간다.

반도체와 배터리 기업들은 물을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 공장은 하루에 최대 1000만 갤런의 물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물 공급이 안정적인 지역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구동독지역은 전 세계적인 기업들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