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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日 엔화 6개월 내 달러당 155엔 돌파…32년 만에 최저치 예상"

내년에는 회복세…내년 말 135엔 수준 복귀 가능

일본 엔화 지폐와 동전. 사진=익스체인지 레이트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엔화 지폐와 동전. 사진=익스체인지 레이트
일본 중앙은행이 비둘기파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면 엔화 가치가 30여 년 만에 최저치인 1990년대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28일(현지 시간) 밝혔다. 골드만삭스 전략팀은 이날 투자 노트에서 엔화 가치가 향후 6개월 이내에 달러당 155엔까지 내려가 199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지 않고,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잘 유지되면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경제 전망이 나아질수록 엔화 가치가 더 내려갈 것이라고 이 은행은 밝혔다.
일본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과 달리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어 이것이 엔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고, 엔화는 올해 세계 10대 경제대국 통화 중에서 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25(현지 시간) 금융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일본의 기조 인플레이션이 아직 목표치인 2%보다 다소 낮다"며 "이것이 일본은행이 현재의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를 계속해 물가상승률 목표 2%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올해 10%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엔화 가치가 내년에는 오름세로 돌아서 내년 말에는 달러당 135엔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28일 달러당 146.65엔 선에서 거래됐다.

미국 잭슨홀 회의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에 엔화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일본 경제계는 내다봤다. 일본의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작년 같은 달보다 3.1% 오르는 등 물가상승률은 16개월째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우에다 총재는 "기조 인플레이션이 연말로 갈수록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은 2%를 넘는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과 엔저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판단한다. 일본은 이런 외부적인 요인이 사라지면 물가가 내려가면서 다시 1990년대 '거품(버블) 경제'가 붕괴한 수십 년간 일본을 괴롭혀온 디플레이션에 다시 빠질 수 있다며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내놓은 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5%, 2024년 1.9%, 2025년1.6%로 각각 예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