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글로벌 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탈바꿈이 연착륙 하고 있다. 이에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SK에코플랜트인 만큼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K에코플랜트의 변화는 박경일 대표이사(사장)가 주도하고 있다.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꾼 뒤 취임한 박경일 사장은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활동무대도 글로벌로 넓히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환경·에너지 관련 신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SK건설은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변경했다. 같은 해 10월 박경일 사장이 수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SK에코플랜트는 적극적인 친환경기업 인수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로 새 출발 이후 인수한 환경·에너지 기업은 폐기물 소각업체 클렌코를 포함해 14개에 달한다.
박경일 사장의 볼트온(Bolt-on, 유사기업과의 인수·합병) 전략으로 환경 기업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실제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SK에코플랜트의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36.7%로 지난 2021년 13.9%, 2022년 27.1%에 이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박경일 사장은 SK그룹에서 투자전략과 M&A를 담당한 전문가다. SK에코플랜트에는 지난 2021년 1월 사업운영총괄로 부임했다. 사명 변경 후 2020년 인수한 환경시설관리(구 EMC홀딩스)의 인수·합병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폐기물 소각기업 7곳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수처리뿐 아니라 국내 최대 사업장폐기물 소각 용량을 보유한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다졌다.
최근에는 회사의 포트폴리오에 맞춰 베트남에서 지역·정부 등과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환경사업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글로벌로 활동무대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발전가능성이 높은 베트남에서 회사의 역량을 알리며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맺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5일 SK에코플랜트는 베트남 흥옌 지방정부와 산업폐기물 관련 사업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에코플랜트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고 재활용하는 기술을 소개하고 지방정부의 협력을 요청했다. 박 사장은 베트남 등 동남아 환경시장에 폐기물처리와 재활용 관련 기술을 앞세워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베트남은 높은 경제성장으로 인해 산업폐기물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폐자원을 재활용하는 기술이 없다. 이에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대부분을 소각하고 있어 온실가스 감량을 위한 기술 확보가 국가 차원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지난 2021년 유럽연합 기후변화회의에서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고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을 통한 전기생산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SK에코플랜트는 지난 3월 베트남 산업폐기물 처리기업 그린스타 등과 베트남 소각시설에 소각로 운영 최적화 솔루션을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환경기술 수출에 나섰다.
이 밖에도 수소연료전지와 해상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서도 베트남을 중심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노력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값 상승이라는 공통된 악재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7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989억원) 대비 79%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조989억원에서 3조9273억원으로 27% 늘었다.
올해 상반기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매출액은 자회사 실적 반영 등으로 1조264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5513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매출 비중도 32.2%로 지난 2021년 15.3%, 2022년 29.8%에 이어 성장세를 보였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에코엔지니어링, SK오션플랜트 등 자회사의 호실적 반영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며 “영업이익도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뒷받침과 플랜트 부문 실적 견인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적개선에 힘입어 향후 IPO 흥행 가능성도 높아졌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진행한 회사채 발행에서 연달아 흥행한 만큼 환경·에너지사업의 외형 성장이 추후 진행할 IPO의 주요 성공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IPO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장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예비심사청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