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위스키와 비타민이 올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서 괄목할 만한 신장률을 보이며 명절 선물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르면 추석 위스키세트의 전년 대비 매출은 2020년 16.3%, 2021년 39.5%, 지난해 17.8%씩 늘며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와인세트 매출의 절반 수준이었던 위스키 매출은 올 설 기준 90%에 달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신세계백화점 분석 결과, 올 상반기 고함량 비타민 매출은 전년 대비 103% 늘었다. 이번 추석 예약판매 기간 동안의 고함량 비타민 매출 신장률은 102%로, 홍삼 신장률인 46%를 크게 앞질러 대세 건강식품 임을 입증했다.
신품종 과일도 앞다퉈 출시 중이다. 사과, 배 등 전통 제수용 과일과 함께 '디저트 과일'이 명절 선물로 급부상하면서, 신품종 과일 주목도가 높아져서다. 이같은 흐름에 현대백화점이 준비한 신품종·신기술 과일세트 24여종은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50% 늘었다.
대표 신품종 과일은 아삭한 청사과 '스위트 멜로디', 진환 과즙의 황금사과 '시나노 골드', 산뜻하고 시원한 단맛이 특징인 '슈퍼골드'와 '그리시스' 등이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해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관련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올 추석 처음으로 위스키세트에도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도입하는 한편, 하이볼 인기를 반영해 섞음주에 활용하기 좋은 가성비 위스키 세트도 준비했다. 또 오는 19일 시작되는 선물세트 본판매 기간에도 인기 위스키세트를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다양해지는 고객 주류 취향에 주류 선물세트 구색을 늘리며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기간에 위스키 기획 세트 등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도 위스키 인기에 따라 전체 사전 예약 품목의 40% 가량을 위스키 상품군으로 꾸렸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명절 카탈로그에는 없던 '고함량 비타민' 카테고리를 새롭게 마련했다. 선물세트 수도 전년 대비 6배 늘렸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 유행에 수면 관리 상품, 이너뷰티 상품 등도 마련했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은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중장년층에서 젊은 층까지 확대되는 트렌드에 맞춰 올 추석에는 고함량 비타민과 이너뷰티 등 새롭고 다양한 제품을 골라 소개한다”고 밝혔다.
또 백화점업계는 추석에 보기 힘든 '과일'에 힘을 주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위에 약해 추석에는 보기 힘든 고당도 딸기를 스마트 팜을 통해 재배해 업계 최초로 명절 선물로 내놨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최초로 개발해 스마트 팜 시설에서 재배한 신품종 애플망고와 여름 유일 만감류 '서귀포 황금향' 등을 추석 선물세트로 선보였다.
또 롯데백화점은 10월 말부터 수확돼 추석 식탁에서는 만날 수 없던 '부사 사과'를 판매한다. 이른바 '블레스(Bless)' 사과로 불리는 이 사과는 8월 말부터 수확 가능한 국내 단 한 그루 밖에 없는 나무에서 수확했다. 청과 담당 바이어가 산지 곳곳을 다니며 신품종 과일을 찾던 중 단독으로 물량을 확보했다는 게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백화점업계는 신품종 과일이 '프리미엄' 척도로 인식되고 있다는 진단에 따라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한 신품종, 신기술 프리미엄 과일 선물을 앞으로도 대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정원 롯데백화점 청과&채소팀 바이어는 “올해(1~8월) 산지 전담 바이어 세명이 국내 산지를 방문하기 위해 이동한 거리를 합치면 10만km가 넘고, 태국 등 해외까지 포함하면 훨씬 늘어난다”며, “앞으로도 ‘블레스 사과’처럼 청과 업계를 뒤흔들 이색 품종들을 엄선해 선보이는 등 롯데백화점에 ‘과일 명품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