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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미자동차노조 파업 위기 고조...현대차·기아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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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미자동차노조 파업 위기 고조...현대차·기아 득실은

일시적 판매량 증가 불구 노조 가입 압박 가중될 듯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회장. 사진=로이터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미국의 빅3 완성차업체 GM, 포드, 스텔란티스 간 계약 만료 시한이 14일 (현지시간) 자정이다. 노사 협상이 끝내 결렬돼 14만 6000명의 노조원이 있는 UAW가 파업에 돌입하면 자동차 생산량 감축, 가격 인상, 공급망 악화 등의 경제적 파장이 불가피하다.

빅3의 신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 도요타, 혼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외국 완성차업체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1일(현지시간) 글로벌 마케팅 서비스 정보 회사 JD 파워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UAW가 파업하면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반사 이익을 볼 것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현대·기아차 미국 공장에 노조가 결성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빅3의 생산 차질이 현대·기아차의 일시적인 판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UAW 등이 현대·기아차 공장에 노조 가입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노동·시민단체들이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는 현대차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와 UAW 등 대형 노조들이 지역·환경 관련 시민단체와 함께 현대차 미국법인에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은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이 조지아와 앨라배마에 건설하는 전기차 공장 측과 일종의 단체협약을 맺자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CFRA는 빅3가 동시에 파업에 돌입하면 북미 지역에서 신차 생산량이 주당 15만 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출시되는 신차가 줄어들면 자동차 재고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CFRA가 밝혔다. 지미 불라 JP모건 체이스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UAW가 파업하면 자동차 딜러들이 재고 감소를 우려해 할인 가격을 제시하지 않아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UAW는 빅3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상에서 향후 4년에 걸쳐 임금 46% 인상,전통적 연금 복원, 생활비 인상, 주 40시간 근무를 32시간으로 단축, 퇴직연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미 경제 전문지 배런스도 빅3 자동차 브랜드뿐 아니라 테슬라를 비롯한 다른 차량의 가격도 일제히 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노조가 있는 기업의 노사 협상 결과가 다른 무노조 기업의 임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그러나 JD 파워는 파업으로 인한 신차 가격 상승률이 2%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소비자들이 미국산 자동차 재고가 줄면 외국산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어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으리라고 JD 파워가 전망했다.

빅3는 파업에 따른 수익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빅3의 수익 감소 규모를 주당 4억~5억 달러(약 6642억 원)로 추산했다. UAW가 파업하면 공급망 붕괴로 인해 신차 생산이 줄고, 중고차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JP모건이 밝혔다.

기차 가격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회사 웨드부시는 GM과 포드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UAW의 임금 인상 요구 등이 부분적으로 받아들여지면 인건비 상승으로 전기차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웨드부시는 앞으로 12~18개월 동안 전기차 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UAW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전기차 가격이 한 대당 평균 1500~2000 달러가량 오른다.

로이터는 UAW 파업으로 테슬라가 전기차 선두 자리를 더욱 확고하게 지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웨드부시도 테슬라를 최대 수혜자로 꼽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