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KB증권·LB자산운용 인수 '페이스북 아일랜드 빌딩' 법정관리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공유
4

KB증권·LB자산운용 인수 '페이스북 아일랜드 빌딩' 법정관리

2018년 약 1582억에 매수
페이스북 유럽본사 이전에 타격

KB증권이 지난 2018년에 인수한 페이스북 유럽 본사 더블린 빌딩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사진은 KB증권 로고.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KB증권이 지난 2018년에 인수한 페이스북 유럽 본사 더블린 빌딩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사진은 KB증권 로고. 사진=연합뉴스
KB증권이 LB자산운용과 인수한 페이스북 유럽 본사 더블린 베케트빌딩이 법정 관리로 넘어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된 가운데 이번 매각 노력이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현지시각) 더커런시에 따르면 KB증권과 LB자산운용은 올해 초부터 페이스북이 아일랜드 사옥으로 사용했던 더블린 베케트빌딩 매각을 추진했으나 결국 매각에 실패하고 법정 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법정관리는 기업이 자력으로 회사를 경영하기 어려울 만큼 부채가 많을 경우 법원에서 지정한 제 3자가 기업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독일 헬라바 은행(Landesbank Hessen-Thüringen)은 법정 관리인을 선임하고 건물의 관리권을 압수했다. 현재 빌딩 소유주는 LB자산운용이 보유한 회사 베케트 애퀴지션 리미티드로, 이 회사의 법정 관리인으로 니콜라스 오드와이어와 존 볼랜드가 선임됐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베케트 빌딩은 페이스북의 유럽 본사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8년 KB증권은 페이스북 사옥 더블린 베케트빌딩을 1억1100만 유로(약 1582억 원)에 사들였다. 이 중 LB자산운용 펀드가 약 700억원, 나머지 금액은 현지 금융회사의 담보대출로 조달됐다.

페이스북은 연간 453만 유로(약 64억4768만 원)의 임대료로 15년간 이 건물을 임차했다. 임대 계약은 2032년에 만료될 예정이었고 2027년에 브레이크 옵션(Break option)이 있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올해 3월 새로운 국제 본사로 이동을 결정, 임대 계약을 종료하면서 KB증권의 투자금 회수 계획이 차질을 겪게 됐다.

KB증권은 임대수익과 매각 차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지난 5년 간 약 2250만 유로(약 320억2492만 원)의 임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과 LB자산운용은 빌딩을 매각하기 위해 CBRE를 고용해 매입 가격인 1억1100만 유로보다 낮은 8000만 유로(약 1138억6640만 원)에 시장에 내 놓았으나 매각이 무산됐다.

현재 대출기관에 6000만 유로(약 853억9980만 원), 관련 회사에 4100만 유로(약 583억5653만 원)를 추가로 갚아야 한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면서 런던을 대체하는 새로운 금융 중심지로 떠올랐다.

아일랜드는 영국과 달리 EU회원국의 지위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율을 자랑해 글로벌 기업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애플,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아일랜드에 법인을 두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의 주요 금융사들은 더블린의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 문화가 확산되면서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또한 빅테크 기업들이 사업을 축소하면서 주요 도시의 공실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재 유럽 내에서는 파리 라데팡스, 더블린, 부다페스트, 바르샤바, 부카레스트 등이 공실률이 높은 도시로 꼽혔다.

국제 부동산 컨설팅 기업 CBRE는 1분기 더블린의 오피스 공간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해 아일랜드 상업용 부동산 경기 둔화 조짐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재 더블린에서 건설중인 오피스 중 29%만이 사전 임대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