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비즈니스뉴스는 10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에서 발견된 리튬 매장지가 세계 최대 규모일 수 있으며, 이 발견이 전기차(EV) 산업 발전에 주요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리튬 매장량과 기대효과
지난 8월 31일, 리튬 아메리카, GNS 사이언스, 오리건 주립대학교의 화산학자와 지질학자들은 네바다-오리건 접경을 따라 길이 약 28마일, 너비 약 22마일의 맥더미트 칼데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맥더미트 칼데라에는 약 2000만~4000만 톤의 리튬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칠레와 호주의 매장량을 압도하는 매장량으로, 리튬 공급망과 가격, 지정학 측면에서 시장 흐름을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다.
현재 리튬은 주로 칠레·호주·중국 등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이들이 전 세계 리튬 공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 최대 규모 매장량을 가진 리튬 매장지를 자국에서 발견한 것은 EV 성장에 따라 리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향후 리튬의 공급 주도권을 확보하고, 가격을 더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물론, 이번 발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발견된 리튬 매장지는 아직 광범위한 탐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리튬 매장량의 정확한 규모와 품질이 확인되지 않았다.
탐사와 함께 처리 인프라 구축도 중요한 과제다. 리튬 광물을 다른 제품으로 가공하기 위한 처리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발견된 리튬 매장지에서 생산을 본격화하기까지는 몇 년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
EV 수요 > 리튬 생산량 증가…지속적인 리튬 매장지 발견 절실
리튬은 EV 배터리에 필수 원자재이며, 공급이 부족하면 EV 채택을 저해할 수 있다. 주요 생산국인 중국과 자유 진영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리튬 공급망에 대한 불안이 잠재돼 있었다. 이는 EV 생산과 보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였다.
전 세계적으로 리튬 생산량은 향후 10년 동안 3배로 증가, 연간 약 25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생산량의 3배에 해당한다.
그러나 EV 수요는 공급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전 세계 EV 판매량은 2250만 대로 예상되는데, 이는 2022년의 약 1000만 대에서 2배 증가한 수치다.
각 EV 배터리에는 약 7.72㎏의 리튬이 필요하므로, 2250만 대의 EV를 생산하려면 약 170만 톤의 리튬이 필요하다. 이는 현재 생산량의 6.8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따라서 EV 배터리의 수요가 리튬 공급을 초과할 위험이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 네바다주의 이번 리튬 매장지 발견은 가뭄에 물을 만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욱이 자유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이기에 자원 공급망 안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미래 리튬 수요를 충족하려면 새로운 리튬 매장지를 발견하고, 리튬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 또한 배터리 효율성 개선, 사용 효율화, 폐배터리의 재활용도 늘려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