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통계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27건이었다. 이중 8건이 전세를 끼고 매매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가격과 전세금 차익으로 집을 구매하는 이른바 갭투자였다는 것이다. 아파트 매매 거래 3건 중 1건이 갭투자 거래였던 것을 보여준다. 직전 달인 8월의 서울 갭투자 비중은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량 4559건 중 192건으로 4%에 불과했다.
이어 ▲강동구(139건) ▲강남구(121건) ▲노원구(116건) ▲서초구(108건) ▲마포구(98건) 순이었다. 강남4구와 노원·마포에 갭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서초구에서는 500만원으로 집을 구매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19년에 준공된 50세대 규모의 서초노블레스 전용 28㎡(14층)가 8월 말 5억 500만원에 직거래됐다. 이후 전세로 5억원이 신고됐다.
노원구에서는 7억원 이하 거래가 많았다. 갭투자금이 가장 적었던 거래는 중계주공2단지 전용 44㎡로 6월 3억7000만원(13층)에 손바뀜 후 열흘 뒤에 3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2000만원으로 주택을 구매한 것이다.
집값 상승에 이어 전세가격도 오르는 추세라 집값 불안 심리 확산 등으로 향후 아파트 갭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전세사기 불안에 빌라나 오피스텔보다 아파트 선호도가 뚜렷해졌다. 집값 회복에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역전세 우려도 사그라드는 추세다.
매매가 낙폭이 컸던 지역 위주로 갭투자 수요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이다. 전세가격은 실제 상승세로 전환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아파트 월간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달 수도권 전셋값은 0.02% 올라 지난해 5월(0.03%)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지난달 보합(0.00%)을 기록했던 서울은 전월 대비 0.07% 올랐고, 경기도 마이너스 변동률을 벗어나 0.01%를 기록했다. 인천은 지난 2021년 12월(0.19%) 이후 20개월 만에 상승 전환됐다.
전세 선호 현상이 다시 살아난 것도 향후 전셋값 상승 기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초 5~6%대였던 시중은행 전세 대출금리가 3~4%대로 내려왔고, 낮아진 가격에 갈아타기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셋값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갭투자도 아파트와 비아파트 주택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은 전셋값 상승이 부동산 시장 전반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로 우려스러운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