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022년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로 가스 수요가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가스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 이에 중국이 대규모 LNG 입찰에 나서 구매 규모를 확대하고 있어 가격 상승과 유럽의 가스 공급 차질 등 여전히 수급이 불안한 글로벌 LNG 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13일(현지시간) 오일프라이스가 보도했다.
중국의 가스 수요 회복과 대규모 LNG 입찰
2023년에 봉쇄가 해제되고 경제가 회복되면서 중국의 가스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 2023년 1월부터 6월까지 중국의 가스 소비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7% 증가한 212억㎥에 달했다.
올해 전반기 경기 부진으로 LNG 소비 증가률이 4.7%로 2021년까지의 성장률보다는 낮지만,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의 가스 소비량은 연평균 7.5%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은 미국, 카타르 등 주요 수출국과 장기 LNG 공급 계약을 다수 체결했다.
올해 중국 전력 및 산업 부문의 수요 증가로 인해 상반기에 가스 수요가 전년 같은 기간에 5% 증가한 데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LNG 가격이 2022년 상반기 대비 120% 상승한 흐름도 중국이 LNG 조기 매수에 나서도록 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에너지 대기업인 시노펙(Sinopec)은 무역 자회사인 유니펙(Unipec)을 통해 최근 2023년 10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최대 25개의 LNG 화물을 구매하기 위한 입찰을 발표했다.
시노펙은 10월 인도용 LNG 화물 1개, 11월 인도용 화물 5개, 2023년 12월 인도용 화물 7개를 구매하겠다는 입찰을 발표했다. 나머지 12개 화물은 매달 한 개씩 인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노펙의 LNG 입찰이 중국의 국내 가스 소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재판매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중국 국영 구매자가 올해 2월 이후 현물 시장에서 LNG 화물을 찾는 입찰 중 가장 큰 입찰로 나선 것은 예사롭지 않다. 이는 중국 가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이 LNG를 구매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LNG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했던 경험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장기 계약뿐만 아니라 현물 시장에서 LNG 수입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하고, 추후의 가격 상승에 따른 리스크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현재 유럽의 가스 비축량은 안정적이다. EU는 2022년 6월 가스 저장 규정을 마련해 매년 11월 1일까지 LNG 저장 시설의 90% 채우는 구속력 있는 EU 목표를 설정했고, 9월 현재 90%가량 비축되어 있다.
가스는 겨울에 EU 가스 수요의 최대 30%를 감당할 수 있어 유럽 에너지 공급 안보의 핵심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티로프라이스의 저스틴 톰슨는 “현 수요를 기준으로 EU가 오는 2024년 봄까지 안정되려면, 전 세계 LNG 시장에서 약 30%에 달하는 양을 수급해야 한다”라고 전망했다.
유럽의 재고가 충분한 상황에서 겨울을 시작하지만, 기후 변동은 전혀 예측하기 어렵고 겨울이 더 추워지면 LNG 소비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높은 가스 재고와 가스 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은 가스 부족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독일 산업계와 정부는 몇 달 동안 경고해 왔고, 최근 전 세계 LNG 공급량의 5%를 차지하는 호주 수출 시설 2곳의 임금 및 근로조건을 두고 쉐브론과 노조 간 분쟁이 계속되면서 난방 시즌을 앞두고 글로벌 LNG 시장의 공급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공격적인 LNG 확보 움직임은 글로벌 LNG 시장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LNG 수입국이며,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22년 우리의 LNG 수입량은 약 4600만톤으로, 전체 에너지 소비 중 LNG의 비중이 약 20% 가까이 된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LNG 수입국으로 주로 카타르, 미국, 호주, 말레이시아, 오만 등의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다.
LNG 시장의 변동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관련한 움직임을 주시하고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