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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학생 절반 밥 굶는다...인플레이션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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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학생 절반 밥 굶는다...인플레이션 직격탄

코프1 연합·이포 연구소, 812명 대상 ‘프랑스학생 물가상승 타격률’ 공동연구
식비 지출 부담 커...한국학생도 끼니 아껴 생활비 낸다

프랑스 파리의 빵집에서 한 학생이 무료 빵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 파리의 빵집에서 한 학생이 무료 빵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생들이 고물가로 인한 식비 부담으로 아침 등을 거르는 것처럼 프랑스에서도 학생 2명 중 1명이 인플레이션 심화로 식대를 아끼기 위해 하루에 한끼 정도 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학생지원 연합인 코프1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이포 연구소와 협력해 프랑스 학생 8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같은 내용 등이 포함된 ‘국내 학생 물가상승 타격률’ 공동연구자료를 공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프랑스 내 인플레이션 심화로 응답자 중 46%가 하루에 한끼 정도 식사를 포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난 8월 프랑스의 식품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1%를 기록할 정도로 높았다.

식사를 거르는 학생들은 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모의 실직 등 불안정한 가계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프1 학생연대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종식 후 다시 재정적으로 안정을 찾은 학생이 있는 한편, 월초가 지나면 빈곤에 시달리는 학생도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대료와 공과금 등 치솟는 거주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지출을 최소화한 경우도 있었다. 전체 응답자 중 25%는 임대료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통장에 50유로(한화 약 7만1300원)도 채 남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29%는 집세를 제때 내지 못하며, 전기료와 가스비 인상으로 난방을 포기한다고 응답한 학생도 40%였다.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학생들은 식료품 소비 시 ‘덜 쓰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75%는 브랜드가치는 낮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체 기획 상품을 소비하며, 70%는 리들이나 알디 등 할인율이 높은 슈퍼마켓을 골라 장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응답자 중 43%는 생리 위생용품을 아껴 쓴다고 응답했다. 그 중 25%는 ”교내 생리용품 무료보급 시스템이 있지만, 용품이 충분한 적 없다“고 답했다.

이 같은 학생 빈곤 문제는 한국 대학생 사회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전국대학생네트워크가 지난 3월 대학생 응답자 2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 생활비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물가상승 이후 가장 먼저 줄인 지출항목으로 77.2%가 식비, 11.5%가 가스난방비를 꼽았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참여대학 41개교를 선정하고 연간 식수인원 69만명을 지원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천원의 아침밥’은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에게 양질의 아침식사를 1000원에 제공해 젊은 층의 아침식사 습관화와 쌀 소비문화 확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학생이 한 끼에 1000원을 내면 정부가 1000원을 지원하고 학교가 나머지 금액을 부담한다.

그러나 '천원의 아침밥'은 식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참여 대학의 적자 폭이 커 일부 대학은 사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김서원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월세나 등록금 납부를 위해 대학생 대부분은 삼각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굶는다“며 ”정부와 교육부는 대학생 생활비 부담 등에 현실적인 지원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빈곤에 처한 학생 1만3000여명을 지원한 코프1 연합의 회장 벤자민 플로히크도 ”(연합) 기부금만큼 중요한 것은 정부의 구조적인 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플로히크 회장은 이어 ”생테티엔 도시처럼 서비스가 열악한 도시를 추가 지원하고 싶지만 폭발적인 수요로 운영비가 증가해 어려움을 겪는 상태“라며 ”정부가 주택 가격 등 여러 방면에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인턴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