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미 금리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부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두 달 여간 0.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4.41%포인트를 돌파하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연준의 긴축 정책이 국내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하락을 확신할 때 까지 긴축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을 받아 국내 국채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3.963%였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한 달 만에 장중 4%를 넘어서기도 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459%로 집계됐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4.035%를 기록, 8개월 만에 다시 4%대를 돌파했다.
연준의 긴축 기조는 은행 대출금리 상승 등 국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국내 국채금리도 따라 오르게 되고 이는 시장 금리에도 반영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고 은행 대출금리도 상승할 수 있다.
시장금리의 상승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 압박을 받고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90~6.41%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섰다.
한은은 '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장기금리의 경우 미국국채와 동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금리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미 국채금리는 동조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에서는 중·단기물을 중심으로 영향이 낮아지는 반면 장기물일수록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한은은 국내 장기금리가 미국 국채금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국내 일부 대출금리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장기물 은행채나 회사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최근 정책모기지 공급 확대로 가계의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미국 국채금리 변동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한 “향후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는 만큼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고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환율 상승, 수출 감소, 소비 위축 등 국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번 FOMC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정부와 한은은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빈틈없는 공조하에 긴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