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기후 모델은 2023년 지구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평균 기온이 1.5°C 상승해 임계값에 도달할 가능성이 55%라고 전망했다고 네이처가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구 기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1.5°C는 파리 협정이 설정한 지구 온난화의 한계치로, 이를 넘으면 생태계와 인류 문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1.5°C 수치는 UN이 2015년 파리 기후 변화 협약에서 설정한 최대 온난화 한계다.
2023년 1월 기준,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약 1.1°C 상승했다. 불과 몇 달 만에 2023년 말까지 평균 기온이 1.5°C 상승할 가능성이 55%라는 예측이 나온 것이다.
이 예측이 정확하다면, 지구는 파리 협정의 한계가 깨지며, 지구 기후 변화의 심각한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다만, 파리 협정의 한계가 깨지려면 그 열기가 수년간 계속되어야 한다. 2023년 한 해 동안 1.5°C 상승을 기록한다고 해서 파리 협정의 한계를 갰다고 보지는 않는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 협정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평균 기온이 2°C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1.5°C 상승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다. 1.5°C 상승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임계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5월 세계기상기구(WMO) 보고서는 2023년에서 2027년 사이에 연평균 기온이 1.5°C 온난화를 넘을 확률이 66%라고 밝힌 바 있다.
비영리 기후 모니터링 조직인 버클리 어스(Berkeley Earth)는 2023년 8월 월별 업데이트에서 2023년이 평균 1.5°C 따뜻해질 확률을 55%로 설정했다. 이는 연초 예측한 확률 1% 미만과 7월 수치를 기준으로 추정한 확률 20%보다 늘어난 것이다.
이 조직의 수석 과학자인 로버트 로데는 “2023년에 1.5°C에 도달할 수 있는 예측치에 매우 놀랐다”라며 “우리는 올해 1.5°C가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엘니뇨라고 불리는 해양 온난화 현상의 강화를 포함한 요인들이 기온 상승을 촉발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극도로 높은 기온 일부가 인간 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현상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기온을 올린 매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시즌 초반 사하라 사막에서 먼지가 비정상적으로 적게 배출되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대서양이 평소보다 더 높은 온도로 가열됐다고 해석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위기 경보가 나오고 있지만 전 세계의 주요 지도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경각심이 크지 않아 보여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2023 기후목표 정상회의’는 이를 잘 보여준다. 오는 11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각국 기후 행동을 촉구하려는 취지에서 열렸지만, 미국과 중국, 인도 등 최대 탄소 배출국 정상들의 연설이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탄소를 배출하는 중국과 미국의 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솔선수범을 포기한 것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큰 국가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온난화 피해는 전 세계가 함께 져야 한다.
전 세계 많은 환경단체와 일반 시민들이 이들에 대한 여론 압박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적 효과가 크지 않다.
2023년에 1.5°C를 넘지는 않겠지만, 머지않아 이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분석은 2023년 8월이 1850년 이후 가장 따뜻한 8월이었고, 2023년이 1850년 이후 가장 따뜻한 해가 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23년 연평균 기온이 1.5°C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두 기관 견해차는 서로 다른 기준을 사용해서다. NOAA는 20세기 평균에 상대적 변칙치를 사용하고, 버클리는 1850~1900년의 평균을 사용했다. 따라서, NOAA의 변칙치는 버클리의 변칙치보다 약간 낮게 나타난다.
또한, NOAA는 지상·해상·우주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버클리는 지상과 해상 데이터를 사용한다. 따라서, NOAA의 분석 결과는 버클리 결과보다 약간 보수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두 기관은 모두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데 동의하나, 2023년 연평균 기온이 1.5°C 상승할 것이라는 점에서 의견이 다르다. 연말이 되면 일부는 1.5°C 바로 위거나 바로 아래로 나타날 수 있다.
버클리 어스의 다른 기후학자인 하우스파더도 2023년에 연평균 기온이 1.5°C 상승할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여전히 그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한다.
네이처의 이런 정보의 소개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데 대한 과학적 합의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분석을 통해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계속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지구 평균 기온은 계속 상승할 것이다. 이는 극단적 기상 현상의 발생을 증가시키고,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며, 인류 건강 악화,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라도 인류가 탄소 배출량을 과감히 줄이는 데 성공한다면 온난화의 가속을 막을 시간이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