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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카드사 PLCC경쟁… "고금리 수익부진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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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카드사 PLCC경쟁… "고금리 수익부진 돌파구"

마케팅 비용절감과 충성 고객 확보 용이
사회초년생들 잘못된 소비습관 부작용 우려도

카드사들이 수익 악화를 개선할 타개책으로 PLCC 카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카드사들이 수익 악화를 개선할 타개책으로 PLCC 카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절감과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출시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이 PLCC로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하지만 PLCC 카드가 남발되면 연회비 부담과 휴면카드 수가 늘어나는 등 지출 관리가 미흡한 사회초년생들이 잘못된 소비습관을 갖게 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우려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은 유력 기업들과 협업한 PLCC 카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PLCC 카드는 특정 브랜드나 기업과 협업해 해당 브랜드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말한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CJ올리브네트웍스와 손잡고 CJ ONE 멤버십 서비스 혜택을 강화한 'CJ ONE 프리즘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CJ ONE 포인트를 최대 30% 적립해주는 특별 적립서비스와 최대 3% 적립해주는 일반 적립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적립은 CJ 계열인 빕스, 뚜레쥬르, CGV에서 이용금액의 최대 30%까지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올리브영에서 이 카드를 이용할 경우에는 최대 10%를 CJ ONE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올리브영, 빕스, CGV, CJ온스타일, 티빙, CJ더마켓 등 7개 CJ 브랜드에서 전월 실적 40만원 미만일 경우 1%가 적립되고 4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3%가 적립된다.

CJ 브랜드가 아닌 일반 가맹점에서도 최대 0.3%까지 적립된다. 전월 실적이 40만원 미만일 경우 1만 포인트, 40만원 이상일 경우 4만 포인트까지 가능하다.

KB국민카드도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인 쿠팡과 손잡고 연내로 PLCC 카드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B국민카드가 선보이는 '쿠팡 와우 카드'는 전월 실적이 없더라도 높은 적립률로 쿠팡캐시를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전월 실적 조건 없이 쿠팡에서 2%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쿠팡 외 결제 건에 대해서도 0.2%가 적립된다.

프로모션 혜택까지 추가하면 고객이 쿠팡에서 월 100만원 이용 시 4만원 적립, 쿠팡 외 가맹점에서 월 100만원 이용 시 1만2000원이 적립되어 월 최대 5만2000원의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카드도 지난달 외화 충전 및 결제 서비스 플랫폼 '트래블월렛'과 협업한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기존 트래블월렛에서 제공 중인 선불 서비스에 신용카드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으로 해외 이용 시 미리 충전한 트래블페이 충전금액이 우선 차감되고 잔액이 부족하면 자동으로 신용으로 전환돼 후불 결제된다.

또한 이 카드는 국내 이용 금액의 1%와 해외 이용 금액의 2%를 트래블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으며 선불 및 신용 결제금액 모두 비자 브랜드 이용 수수료 1.1%와 해외 이용 수수료 0.3%를 면제 받을 수 있다.

해외여행 특화 상품에 집중하고 있는 하나카드는 유니온페이와 함께 저가항공사 통합 마일리지 상품인 ‘Mile1 하나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6개 저가항공사(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에서 이용할 수 있는 UniMile를 탑재했으며 전월 실적 30만 원 이상 사용 시 6대 저가항공사에서 1500원당 45 UniMile 적립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PLCC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가장 먼저 ‘비용 절감’이 꼽힌다. 일반 카드는 신규 상품 출시부터 마케팅까지 카드사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하지만 PLCC는이에 대한 비용을 제휴사와 함께 나눠 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제휴사가 보유한 충성 고객을 별도의 모집비용 없이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와 더불어 카드사들은 제휴사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인지도가 높은 유력 제휴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수익성 제고까지 노려볼 수 있다.

업계는 PLCC 출시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가 카드사의 주요 사업중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며 “PLCC는 모집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휴사 충성 고객도 유인할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을 노리는 카드사들의 움직임과 맞물려 당분간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PLCC의 무분별한 확장은 소비자 피해를 야기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PLCC는 특정 브랜드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여타 일반 카드에 비해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여러 제휴사의 혜택을 받기 위해 PLCC 카드 발급을 남발하게 되면 연회비 부담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자연스레 휴면카드 수도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등 8개 카드사의 올해 2분기 말 휴면카드 수는 1291만1000장으로, 전년 동기(1085만5000매) 대비 약 1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관리가 미흡한 사회초년생들의 경우 과도한 PLCC 발급으로 잘못된 소비습관이 정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PLCC 발급량이 늘면서 사용량이 적거나 휴면상태인 카드가 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의 연회비 부담으로 이어져 PLCC 발급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 소비에 도움이 돼야 할 PLCC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면 안된다”면서 “PLCC의 확장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책임감 있는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