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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유가 급등, 하반기 최대 리스크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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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유가 급등, 하반기 최대 리스크로 부상

 환율과 유가가 오르고 있어 하반기 최대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환율과 유가가 오르고 있어 하반기 최대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올 하반기 경제 안정과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할 한국 경제에 환율과 유가가 최대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의 70%가량 수출이 결정하는 나라로 해외 시장과 연동이 큰 개방형 국가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수입 기업에는 불리한 이중성을 갖는다. 그러나, 고환율이 불러올 고금리로 인해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면 가계부채가 경제 규모 대비 세계 2위인 상황에서 서민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유가의 상승 가능성도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특성상 유가 상승은 유가 그 자체뿐만 아니라 석유를 사용하는 제품, 운송 부문까지 비용 상승을 초래해 달러의 유출과 비용의 증대로 이어져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이미 한국 경제성장률(GDP)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상황이고, 세계은행이나 IMF에서 한국의 GDP 성장률을 낮추는 가운데 고환율과 고유가가 닥칠 경우 고물가, 고금리로 이어져 한국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시장의 일각에서는 벌써 환율이 다시 1400원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유가도 머지않아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와 정책당국의 긴장이 요구된다.

환율 오름세 심상치 않아


환율이 다시 오르고 있다. 아직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난해 10월 14일 1달러에 1442.50으로 최고치를 보였던 원 달러 환율이 올해 2월 2일 1227.00원으로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수출이 줄면서 다시 1300원대로 올라 상승세를 타다가 최근 미국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다시 올해 최고점인 1361.00원을 기록했다.

지금 환율이 오르는 것은 미국의 고금리와 강달러에 기인한다. 미국의 경제 사정을 고려할 때 이 흐름이 당장 바뀔 것 같지 않아 당분간 환율 흐름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시장에서는 환율이 1400원대로 다시 진입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 이슈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환율상승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때문이다.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를 보유할 때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국내 투자금이 달러로 옮겨간다. 달러 구매 수요가 늘어 달러의 가격이 원화보다 올라간다.

또한, 한미 금리차 역전도 작용한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이미 역전이 된 상태인데, 금리차가 더 연장되거가 심해질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자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기업과 가계 대출이 너무 많아 금리 인상이 쉽지 않다. 가계부채가 GDP를 웃도는 규모로 가파르게 불어나면서 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 부채까지 급증하면서 민간 부문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형국이다. 금리 역전이 커지면 달러는 더 빠져나간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가계가 이자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월평균 13만1000원이다. 2021년 2분기 8만6000원보다 52% 증가한 것으로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최고로 높은 수준이다. 금리를 올리면 서민 경제가 더 긴축되고 소비가 줄게 된다.

고환율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해외 시장에서 우리 기업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해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은 감소한다. 이에 경상수지가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원자재를 가공해 수출하는 한국 기업 특성상 많은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도 비싸지지만, 가격 경쟁력을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품인 반도체는 원재료인 웨이퍼와 장비의 상당 부분을 수입한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반도체의 제조 원가 상승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이 증가하게 되고,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국내 주식 보유 외국인들은 달러가 오르면 환율 차이로 인한 손해, 즉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국내 주식을 팔고 달러를 사게 된다. 달러가 빠져나가고 주가가 하락할 수 있어 시장이 침체된다. 이는 외환 보유고 감소와 환율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할 때 원화로 환전해야 하는데,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외국인 투자자 투자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자산을 매각할 때 원화가 매도되고, 이는 환율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 시장도 금리 인상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매매자들이 ‘급매물’을 내놓을 수 있어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 가계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고, 대출을 일으켜 구입한 부동산이 하락할 경우 경제에 미칠 파급 영향은 크다.

환율 변동은 일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해외여행이나 해외 가족에게 송금할 때 환율이 높으면 더 많은 원화가 소요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유가 100달러 돌파 가능성에 대비해야


시장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재 유가의 상승을 구조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현재 유가는 경기 침체 가능성과 감산 후유증 등이 맞물리면서 변동 폭이 크다. 미국이 고금리 기조를 이어가면 투자 위축으로 100달러 돌파가 쉽지 않지만, 상황은 가변적이다.

현대 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유가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분석하면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경우 우리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보았다. 고유가 기간이 문제이지만 장기간 이어지면 성장률에 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일일 석유 소비량은 2023년 9월 기준 약 285만 배럴로, 단순히 유가가 90달러에서 100달러로 인상될 경우, 한국의 일일 석유 수입 비용은 약 11억 달러 증가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고유가는 물가 상승과 경상수지 흑자 폭 감소를 초래한다. 물론 유가가 인상되더라도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 등으로 실제 부담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

원유를 주 원자재로 사용하는 기업들의 원가가 상승할 수 있어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항공산업의 경우 유가 상승은 경영에 치명적 부담이다. 이처럼 고유가는 생산, 투자, 소비 모두에 악영향을 준다. 하반기 GDP 성장률을 올리려는 우리 경제의 목표가 위협받게 된다.

위기 대응 시급


고환율, 고금리, 고유가, 고물가 등의 변동에 따른 경제 위기 징후는 한국 경제가 개방형 수출 경제 체제이기 때문에 겪는 불가피한 측면이다.

한국 경제는 국제 경기 변동에 민감한 구조이기 때문에 언제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정책당국은 무엇보다 통화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고환율을 안정시키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조치도 해야 한다. 수출 기업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원자재 수입 가격을 안정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기업들도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비상 경영 체제 구축과 원자재 가격 변동 리스크 축소를 위한 원자재 구매의 효율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