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국, 각종 파업으로 경제·서비스에 차질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미국, 각종 파업으로 경제·서비스에 차질

미국 최대 병원 네트워크인 카이저 퍼머넌트 노조원들이 4일(현지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최대 병원 네트워크인 카이저 퍼머넌트 노조원들이 4일(현지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로이터
올해 미국은 ‘파업’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5월 초 시작돼 최근 종료된 할리우드 방송 대본 작가들의 파업, 미국 최대 배송서비스 UPS의 택배기사들의 파업, 아마존, 스타벅스, 애플에서도 노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UAW 파업은 미국 자동차 산업 전반을 위협하고 있고, 이제 건강과 밀접한 의료 관련 노조에서도 파업을 시작했다.
이런 파업은 새로운 세대의 노동자들이 보다 나은 근로 여건과 보상을 요구하면서 노조 지도부가 강성으로 변모한 데다, 낮은 실업률로 실직하더라도 생계를 이을 다른 기회가 전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사용자가 파업에도 불구하고 타결을 위한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아 파업이 장기화되는 것도 특징이다.
미국 전역의 노동조합은 지난 2년 동안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력 상실에 맞서기 위해 높은 임금과 더 나은 복리후생을 요구하고 있다. UAW 파업도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며, 의료 부문이 이런 추세의 최전선에 등장했다.

미국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은 이미 2019년 이후 전반적으로 파업이 가장 많은 해다. 게다가 라스베이거스의 숙박업 종사자가 카지노에 대해 조치하기로 결정하고, 자동차 근로자가 디트로이트의 3대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진행 중인 파업을 확대한다면 이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미국 전역에서 약 30만9700명의 근로자가 파업, 셧다운, 기타 작업 중단에 참여했다.

의료 서비스 기관의 파업 확산


카이저 퍼머넌트 소속 7만5000명이 넘는 보건의료기관 근로자들이 새로운 계약에 실패한 후 10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의 파업을 시작했다. 의료 부문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으로 병원과 클리닉의 일부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어 미국 의료 서비스 부문에 혼란이 우려된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이전 의료 부문에서 대규모 작업 중단에 연루된 근로자의 최대 수는 2018년 5만3000명이었다.

의료 전문가와 지원 직원을 대표하는 8개 노조로 구성된 연합은 카이저가 현재 공석을 채우기 위해 1만명의 신규 의료 종사자를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들은 간호사, 의사, 약사, 기술자, 지원 직원, 실험실 기술자들 그리고 환경미화원들이다. 이들은 카이저 퍼머넌트가 의료 종사자들에게 적절한 급여와 직원 수준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이저 퍼머넌트는 2023년 현재 8개 주(하와이, 워싱턴, 오리건,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메릴랜드, 버지니아, 조지아)와 컬럼비아 특별구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에서 가장 큰 의료 관리 기관이다. 전국에 걸쳐 6만8000명의 간호사, 21만3000명의 기술자, 사무직, 행정 직원, 2만4000명의 의사를 고용하고 있으며, 약 12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이저 퍼머넌트는 파업을 비난하고, 더 나은 급여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이저는 병원과 응급실은 계속 열려 있을 것이며 의사, 관리자 및 비상 직원이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은 의료 부문의 노동조합 활동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는 사례이며, 의료 종사자들은 코로나 이후 저임금과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려 왔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파업에 나서고 있다.

파업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조 연합은 미국 최고의 비영리 의료 네트워크 및 관리 의료 조직 중 하나인 카이저가 직원들의 과로와 저임금을 느끼게 하고 환자 치료에 지장을 초래하는 장기적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의료 종사자들이 엄청난 압박을 받았으며,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았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약 500만 명의 의료 종사자가 직장을 그만뒀다. 이는 2020년보다 20% 증가한 수치였다.

의료 종사자들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량, 낮은 임금, 직업적 피로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요인들이 의료 종사자들의 이직을 가속화하고 있다.

카이저도 코로나로 인한 의료 부문을 괴롭히는 인력 부족을 인정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들은 인원 확충 외 임금 인상 요구가 논쟁거리라고 말한다.

회사는 카이저가 총 보수 부문에서 경쟁사를 앞서고 있으며 4년 동안 12.5~16%의 임금 인상을 제안하고 있으나, 노조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노조는 현재 24.5% 임금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을 금요일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회사와 노조는 지난 9월 30일 기존 4년 계약이 만료된 이후에도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카이저 외 미국 최대 민간 의료 제공업체 중 하나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일리노이, 텍사스 등 미국 전역에 80개 이상의 병원과 2000개 이상의 진료소를 운영하는 ‘테넷 헬스케어’도 캘리포니아 전역에 있는 11개 진료소에서 간호사 및 기타 의료 종사자들이 임금 및 인력 협상을 위해 10월 31일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또한, 이들의 파업 결정은 미국 최대 건강 관리 노동조합 중 하나로 캘리포니아, 워싱턴, 오리건, 아리조나, 네바다 등 서부 지역의 약 50만 명의 의료 종사자를 대표하는 ‘SEIU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워커 웨스트’ 소속 노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SEIU 지부 중 브리우스 헬스케어 시설 4곳의 요양원 근로자 350명도 직원들의 급여와 인력 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하면서,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런 파업 확산은 기업의 투자를 위축하게 되고 소비를 축소시키며, 서비스 중단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과 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져 미국의 경제성장률 감소에 직, 간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