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우리·KB국민·롯데·BC·삼성·하나·현대카드 등 8개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카드론, 리볼빙 등 가계대출 자산 규모는 58조960억원으로 작년 말 57조3423억원 대비 1.3%(7536억원) 증가했다. 대출 유형별로 비교해보면 카드론이 34조832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리볼빙과 현금서비스가 각각 17조3920억원, 5조871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연체율(1개월 이상)을 보면 카드사가 2.3%로 저축은행(5.3%)와 캐피털사(4.4%)보다는 낮지만, 다중채무자가 많은 2금융권 이용자 특성상 약한 고리로 지목된다. 카드사별 연체율(대환대출 포함)은 KB국민카드가 1.92%로 가장 높고, 하나카드 1.86%, 우리카드 1.86%, 신한카드 1.73%, BC카드 1.54%, 롯데카드 1.36%, 삼성카드 1.19%, 현대카드 1.17% 순이다.
가계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카드사들은 적극적인 상·매각 처리를 통해 연체율을 낮추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분석을 보면 연체채권 상·매각은 일반적으로 분기별로 진행되나, 카드사는 월별 상각 규모가 비교적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사는 현금서비스 등 1000만원 미만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데, 1000만원 미만 대출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 승인 없이 상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취급 역시 줄이고 있다. 경기 악화로 대출을 갚지 못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고, ‘여신금융전문회사채’(여전채) 금리가 5%대를 눈앞에 두면서 자금조달 부담도 커진 영향이다. 8개 카드사는 지난 9월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게 카드론을 내주지 않았다. KB국민카드는 지난 7월과 8월에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해줬지만 9월에는 취급을 중단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 6월 이후부터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카드사 가계대출이 고금리와 경기침체 영향에 가장 먼저 노출돼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한기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카드사는 다른 금융업과 달리 올해부터 계속해서 가계신용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현금서비스는 신용점수, 대출금리, 대출금액 등을 감안할 때 차주의 질이 열위에 있기 때문에 고금리 및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먼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