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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양광 산업 과잉 공급으로 구조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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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양광 산업 과잉 공급으로 구조조정 불가피

중국 간쑤성 북서쪽으로 950km 떨어진 둔황의 태양광 발전소.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간쑤성 북서쪽으로 950km 떨어진 둔황의 태양광 발전소. 사진=로이터
중국 태양광 산업은 녹색 에너지 정책과 이에 따른 투자 확대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이에 과잉 공급이 발생하자, 태양광 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대부분 태양광 기업들이 경영상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중국의 태양광 발전 용량은 2012년 4.2GW에서 2022년 390GW로 늘었다. 10년 만에 거의 100배가 늘었다. 2022년에만 약 85GW 늘었던 발전 용량은 2026년까지 569GW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에 중국의 태양광 수출 매출은 64%나 증가해 520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에는 태양광 제조업체가 많다. 2021년에 중국의 태양광 산업에 종사한 직원 수는 약 340만 명으로, 이 중 절반만 중국에서 일했다. 하지만, 이런 광대한 규모의 경제가 이제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다우존슨가 소유한 데이터 및 분석 회사 데이터 트래커 OPI에 따르면 연초부터 중국 폴리 실리콘 가격은 50%, 패널은 40% 하락했다. 이에 중국 내에 일부 회사는 도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태양광, 풍력, 수력 등 깨끗한 에너지 발전을 위해 2022년에 약 80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전 세계 투자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한다.

특히, 중국 태양 에너지 시장은 EV 판매 증가, 에너지 수요의 증가, 그리고 민간 및 정부 기업들로부터의 투자 증가 등으로 2022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2%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중국 정부 지원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다양한 기업들이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유 제조업체, 보석 체인, 오염 제어 장비 생산자, 제약 회사 등 다른 산업의 기업들도 이 사업을 통해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진출했다. 2022년에만 70개 이상 회사가 태양광 부문에 신규로 진출했다.

우유 제조업체 왕립은 태양광 사업을 통해 농업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한다는 취지로 2022년 태양광 산업에 15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태양광 산업 붐은 과잉 생산과 공급으로 이어져, 태양 전지와 폴리 실리콘 가격의 급락을 초래했다. 특히 유럽과 인도, 미국의 수입 장벽으로 일부 중국 기업들은 폐업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 인도, 미국 수입업자들은 당초 싼 가격의 중국산을 선호했지만, 자국 태양광 산업의 붕괴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중국에 너무 많이 공급을 의존하면 산업이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우려에 따라 유럽, 인도, 미국 등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은 2020년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EU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EU 내 시장을 왜곡하고, 자국 태양광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1년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생산자 책임(EPR)을 도입했다. EPR은 생산자가 제품 사용 후 폐기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자국 태양광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했다.

이런 조치로 독일의 경우, 2020년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했지만, 2022년에 30%대로 하락했다.

인도는 2021년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수입 제한을 도입했다. 2020년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시장 점유율이 80%에서 2022년 60%대로 하락했다.

미국은 2022년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다. 2020년 시장 점유율이 40%에서 2022년 30%대로 하락했다.

규제 강화로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유럽, 인도, 미국 등 수출이 감소했다.

이에 과잉 생산된 중국산 제품들은 자국 창고에 고스란히 재고로 남아 있다. 중국 태양광협회 설문조사에 응한 회원들은 올해 제조한 패널의 약 40%가 재고로 남아 있다고 답했다.

이에 상당수 중국의 태양광 업체들이 경영 부실로 도산의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태양광 산업은 과잉 공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공급 과잉이 계속될 경우, 결국 부실기업 정리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산업에 대한 폭발적 투자가 공급 과잉을 초래한 것처럼 이제 태양광 부문도 과잉 문제로 골치를 앓게 됐다. 중국의 제조업은 미래 분야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오히려 독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이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부동산 공급 과잉처럼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