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 79개사의 당기순이익은 96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절반이 넘는 무려 41개사가 영업 손실을 봤다. 대형사도 실적 부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상상인·모아·신한저축은행 등 총자산 규모 상위 10개사 모두 2분기 당기순이익 112억 원 적자로 부진했다.
특히 부동산 금융 부실이 전체적인 건전성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가 보유한 부동산PF 잔액은 10조 원 수준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연체율은 4.61%로 작년 말(2.05%) 대비 두 배 이상 악화했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49.3%가 3개월 미만의 ‘요주의 이하’ 여신으로 구성해 있다.
브릿지론은 대출 질이 좋지 못하다. 한국신용평가 분석을 보면 개발사업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분양률이 높은 아파트 등의 비중은 15.1%에 그치고, 상업·업무용 부동산이 26.8%, 기타 주거 비중이 58%를 차지한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중 브릿지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증권사(30.1%)보다 훨씬 많다. 만기연장 비중은 55.9%로 본PF(30.4%)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투기·무등급 시공사 비중은 87%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계속해서 저축은행 위기설이 감도는 이유도 저축은행의 고위험 부동산 리스크가 높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실제 저축은행 위기론이 커지면서 정부는 저축은행 인수합병(M&A)규제를 완화해 업계 구조조정 가능성이 부상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M&A 활성화를 위해 비수도권 저축은행과 부실 저축은행에 한해 M&A 허용 기준을 완화한 바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금융당국이 M&A규제를 완화하며 구조조정 가능성이 부상했다”면서 “다만 10년 전 구조조정 당시와 비교하면 위기대응력이 대폭 개선해 있어, 대규모 구조조정 보다는 개별업체에 따른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