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닛산자동차, 중국서 전기차 개발·제조해 해외 수출 나선다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 닛산이 중국에서 자사 브랜드의 전기차를 개발·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날 닛산자동차가 중국 베이징에서 전기차(EV)로의 전환과 연구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중국 현지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중국에서 개발한 전기차를 자사 브랜드로 전 세계에 판매할 것이라 밝혔다고 보도했다.
닛산자동차 부사장이자 닛산 차이나 사장인 마쓰야마 마사시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라인업과 더불어, 중국에서 개발 및 제조된 순수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라인업을 해외 시장으로 수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닛산은 BYD 등 중국 내 경쟁사들과 동일한 시장을 겨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닛산은 이를 위해 중국의 명문 학교인 칭화대학교와 공동연구센터를 내년에 설립하고, 충전 인프라와 배터리 재활용 등 전기차 연구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연구센터 설립은 닛산이 지난 2016년부터 칭화대와 손잡고 지능형 모빌리티 및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연구해 온 노력의 연장선이다.

로이터는 닛산이 중국에서 전기차를 개발 및 생산해 수출하려는 전략이 중국의 낮은 제조 비용을 활용하고, 현지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는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거나, 중국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테슬라, BMW, 포드 등과 같은 행보라고 덧붙였다.

닛산을 비롯한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올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의 주력 모델이 여전히 내연기관차지만, 중국 현지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전기차 중심으로 급속히 전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BYD, 니오 등 현지 전기차 브랜드들이 중국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제조사 간 가격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일본 브랜드 자동차들은 심각한 판매 난관에 직면했다.

닛산은 올해 10월까지 세계 시장에 판매한 약 280만 대의 자동차 중 약 5분의 1 이상을 중국 시장에서 판매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결국 닛산은 자체적으로 전기차를 개발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중국 현지 브랜드와의 대결에서 경쟁력 확보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아예 중국 현지 공장에 자사 전기차의 연구개발과 제조를 맡기는 게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이번 협력을 통해 중국 시장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고, 중국 고객의 요구에 더 잘 부응하는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