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2022년만 하더라도 각종 수집품이 투자 대상으로 관심을 모으면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당시만 해도 고급 시계와 와인 등의 수집품은 주식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고가 품목 지출을 줄이고,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대응하면서 이들 수집형 투자 자산에 대한 가격 추적 지수는 2023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수집품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알탄 인사이트(Altan Insight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전통 투자 시장은 눈부신 회복세를 보인 반면, 수집품 시장은 거의 모든 부문에 걸쳐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었다”고 밝혔다.
마켓 인사이더와 알탄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수집품 중 하나로 스포츠 및 트레이딩 카드가 꼽혔다.
49명의 스포츠 스타 신인 카드와 포켓몬 리자몽의 초판 카드 등 희귀 수집 카드의 가격을 추적하는 카드래더(CardLadder)의 CL50 지수는 지난 2019년부터 2021년 3월 사이 무려 337% 급등했다. 하지만 2022년 23%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9% 추가로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수집형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시장은 지난 2년 동안 급락하며 거의 사장된 분위기다. 현재 디지털 수집품의 95%가 거의 상품으로서 가치가 없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위스키 가격도 2022년 5월 정점을 찍은 후 지난 1년 반 사이 급락했다. 유명 스카치위스키 100병의 가격을 추적하는 ‘레어 위스키 아이콘 100’ 지수는 2022년 5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22% 하락했다 .
롤렉스를 비롯한 고급 시계들 역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로 가치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60종의 명품 시계 가격을 추적하는 워치차트(WatchCharts)의 종합 시장 지수는 대표 종목인 롤렉스, 파테크 필리프, 오데마르 피게 등 소위 ‘빅3’ 모델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13% 하락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