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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 팔리네"…주류업체들, 부업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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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 팔리네"…주류업체들, 부업에 집중한다

롯데·하이트·OB 등 주류 3사, 비용 부담에 실적 악화
수제맥주·음료·외식업체 등 콜라보로 위기 극복 나서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11월 맥주 켈리와 테라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하기로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테라와 켈리.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11월 맥주 켈리와 테라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하기로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테라와 켈리. 사진=뉴시스
실적 시즌을 앞두고 주류업계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있다. 지난해 야심차게 선보인 신제품들의 성적표가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마케팅·인건비·물류비용 등이 상승하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서다.

국내 대표 주류업체들은 실적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력사업이 아닌 부업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주력사업인 주류업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외식업종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수제맥주와 맥아음료 등으로 위기극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물류비 등 비용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2조5204억원의 매출액에 영업이익은 1239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35%나 감소했다.

주류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 감소 배경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원자재 비용과 마케팅·물류비용을 지목했다. 주정과 공병 매입단가가 늘면서 원자재 비용이 늘었고, 지난해 4월 출시한 신제품 '켈리' 홍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 상승이 겹치면서 영업이익을 감소시켰다는 분석이다.
연매출 3조원 돌파가 유력시되는 롯데칠성음료 역시 주류사업부문에서는 아쉬운 표정이다. 제로 슈거 열풍을 일으키며 시장에 안착한 '새로'가 지난해 연매출 13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맥주 '클라우드'와 '클라우드 크러시'는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롯데칠성 역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에서도 판매에 나서는 등 채널 확대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특히 단 1곳에 불과했던 크러시 플래그십스토어를 올해 서울과 수도권 일대 11곳으로 확대 운영키로 결정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1위 오비맥주 역시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인상한 것도 실적감소에 대한 부담감이 반영됐을 것이란 후문이다.

주류업계의 경영환경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국내 대표 주류 3사들은 부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주력인 주류업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업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규사업 기회 확보 차원에서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100주년을 맞아 주력인 주류업종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맥주와 소주 외에 위스키, 와인 등 다양한 종류의 주류라인업을 확보해 국내 대표 주류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다.

롯데칠성은 점유율 확대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음료 사업부문에서 상당한 수익이 나고 있는 만큼 점유율이 낮은 주류사업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다양한 수제맥주 라인업을 보유한 오비맥주는 외식업체와의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요리를 통해 수제맥주 시장 규모를 키워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소비생활의 패턴이 달라지며 주류업계의 경영전략도 기존과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며 "주류업체들의 협업 사례가 날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