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온투업에서 기관투자 유치와 관련해 협조해 달라는 목소리가 많지만, 실제 투자에 나서려면 선행돼야 할 요건이 많다”면서 “경기 침체로 온투업 차주들의 연체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건전성 개선과 신뢰 확보가 되지 않는 이상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피플펀드를 포함한 일부 온투업은 저축은행과 기관투자 유치를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피플펀드는 최근 9개 금융기관의 투자의향서를 당국에 제출했다. 어니스트펀드도 현재 저축은행 등을 포함해 15개의 금융기관과 기관투자 논의 중이다. 앞서 어니스트펀드는 BNK저축은행과 기관투자 활성화 환경에 대비해 협력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최근에는 온투업계에서 상위 저축은행 및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등 20여 개사의 리테일 담당자들을 불러 온투업 기관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각 업체별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출잔액 기준 업계 3위인 투게더펀딩은 연체율이 23.95%로 1년 전(11.26%) 대비 2배 이상 악화했다. 온투업 51개사 중 연체율이 15%를 넘어선 업체만 11곳에 달한다.
온투업 내에서도 기관투자에 대한 의구심을 가진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개인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투자에 나설 기관이 어디 있겠느냐는 물음표와 함께 자동예약기능 등 핵심 규제도 풀리지 않아 기관투자 하나만 가지고 온투업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온투업 한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경우 개인대출 연체율이 20%를 넘는데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이 온투업 상품에 자금을 내줄지 의구심”이라면서 “기관투자 규제 완화는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에 판매 채널 하나 더 열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규제 완화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기관투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이 자금 집행에 나설 수 있게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온투업 한 대표는 “온투업은 기본적으로 기초 상품에 대한 구조화가 금지돼 있어 사이즈가 작은 개별 상품에 대해선 금융기관이 일일이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금융기관이 전담 직원을 두는 등의 부수적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온투업 상품에 투자하기 쉽지 않아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때문에) 투자조건을 세팅하고 이에 맞는 상품 발생 시 자동으로 투자가 가능한 예약투자가 필요하며, 이게 실질적인 혁신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