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높아진 '수주 텃밭' 중동...중동지역본부 라이센스’ 별도 취득 필수
사우디, 현지에 지역본부 있어야 정부조달 입찰 가능
사우디, 현지에 지역본부 있어야 정부조달 입찰 가능

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실적은 333억1000달러로 지난 2022년(309억8000만달러)보다 23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동 수주가 114억달러(34.4%)로 가장 많았으며 북미·태평양(31.0%), 아시아(20.4%)가 뒤를 이었다.
건설업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50억8000만달러)와 자푸라 가스플랜트(23억7000만달러) 등의 메가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해 중동 수주 회복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앞으로 국내기업이 중동에서의 건설 활동은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올해 1월부터 중동지역 국가들이 이른바 '현지화 정책'을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 중동에 지역본부를 두지 않은 기업들은 정부조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없을 전망이다.
초대형 신도시 건설을 진행 중인 사우디의 중동지역본부(RHQ)가 그 일례로 사우디에 중동지역본부를 두게 되는 경우 ‘기존의 사업 라이센스’와 별도로 ‘RHQ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한다. 사우디에 중동지역본부를 두고 있지 않으면 정부조달 프로젝트 입찰이 제한된다.
또 라이센스를 발급받은 지 1년 이내에 15명의 본부 직원을 채용해야 하고 투자부에서 지정한 필수 활동들을 이행해야 한다.
오마르 알네피시 사우디 투자부 RHQ 파트너십 디렉터는 "중동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은 RHQ 프로그램에 대해 충분한 숙지가 필요하다"며 "산업과 기업별로 판단기준이 다르니 투자부와 상의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 기업 중 RHQ 라이센스를 획득한 곳은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LG전자 3곳뿐으로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은 라이센스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에 사업장이 많아 라이센스 취득은 필수적이다"며 "해당 지역의 인허가를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이센스는 신청하고 심사해서 나오는 단순한 절차로 이와 관련해서 코트라와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라이센스 취득이 부담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RHQ 라이센스의 경우 연간 20억원의 고정 유지비가 발생한다“며 "중동에서 네옴시티 같은 대규모 사업들이 나오다 보니 건축, 플랜트 차원에서 라이센스를 따는 건 필요하지만 리스크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