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풍 미소년, 미소녀가 중심이 되는 '서브컬처 게임'은 과거 10대, 20대 중심의 마니아층, 이른바 '오타쿠'들의 전유물로 꼽혔으나 오랜 시간 생명력을 가져 마니아 층이 40~50대로 확장됐다. 이제 서브컬처 게임은 아이들 세대에까지 영향을 끼쳐 글자 그대로의 '서브컬처'를 넘어 '메인컬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게임 분야에서는 이제 완연한 대세 장르로 입지를 굳혔다.
도쿄 우에노 소재 완구점 야마시로야(ヤマシロヤ)는 현지에서 '어린이들의 천국'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 진출한 서브컬처 IP들은 오타쿠들의 전유물을 넘어 대세 IP의 자리를 넘보는 이들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이 곳에선 국산 게임인 '블루 아카이브'와 '승리의 여신: 니케'도 발견할 수 있었다.
넥슨이 개발한 '블루 아카이브'와 시프트업의 '니케'는 국산 게임으로선 이례적으로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한 한류 IP들이다. 오타쿠들의 성지인 아키하바라, 2차 창작 행사인 코믹 마켓 등에선 이미 인기 IP 반열에 오른 이들이다.
두 게임에 상당히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가진 것도 눈에 띄었다. 게임에 등장하는 미소녀들에 관심을 보이는 남성 마니아층은 물론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커플, 중년의 부인 등도 두 게임의 굿즈를 유심히 살펴보거나 구매하는 이들이 있어 놀라움을 더했다.
블루 아카이브와 니케와 함께 중국 호요버스의 대표작 '원신' 또한 전시됐다. 원신은 세계적으로 앱 마켓에서만 연 평균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둬온 메가톤급 히트작으로, 국내에서도 블루 아카이브, 니케 등과 더불어 그 인기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서 대세 게임으로 손꼽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전시대도 눈에 띄었다. 한국을 상징하는 챔피언 '아리'는 일본에서도 익숙한 구미호를 테마로 한 캐릭터인 만큼 일본에서도 간판 캐릭터로서 인기를 끌고 있었다.
현지의 인기 IP로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와 보컬로이드 IP 기반 게임 '프로젝트 세카이' 등이 전시됐다. 게임 외에도 현지 1위 버추얼 유튜버(버튜버) 그룹으로 꼽히는 '홀로라이브 프로덕션'도 단독 전시대가 마련돼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게임 IP가 모인 3층 전시관은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사 닌텐도가 석권했다. '포켓몬스터'와 '슈퍼 마리오', '별의 커비'에 최근 IP '스플래툰'까지 빼곡히 매장을 채웠다.
3층 전시관 한 켠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인크래프트' 전용 팝업 스토어가 마련됐다. 주인공 '스티브'나 귀여운 동물들은 물론 몬스터 '좀비', '크리퍼' 등이 마스코트 역할을 하고 있었다.
가족 게임으로서의 인지도 면에선 '언더테일' 또한 특기할 만했다. 계단을 지나가는 아이들이 연이어 '언더테일', '샌즈' 등을 외치며 반가워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언더테일과 그 후속작 델타룬이 인디게임 개발자 토비 폭스의 1인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일 정도의 인기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