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상업용 원자로가 90기 이상 가동되고 있다. 미국의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수입 규모는 연간 10억 달러(약 1조3700억원)가량이다. 러시아는 세계 6위의 우라늄 생산국이자 최대 농축국이다.
미 연방 하원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우라늄 수입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모든 러시아산 저농축 우라늄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다만 원자로 또는 미국 원자력 회사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 저농축 우라늄의 대체 공급원이 없다고 판단되거나 러시아산 저농축 우라늄의 수입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면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러시아산 우라늄의 수입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게 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적으로 침공한 이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해 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의 우라늄 사용량 중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분은 전체의 12%를 차지했다. 캐나다로부터 수입한 양이 27%, 카자흐스탄이 25%였고 미국 국내 생산분은 5%였다.
미국의 주요 우라늄 생산업체들은 원전 부활 움직임에 따라 우라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미국 최대 우라늄 생산업체 에너지퓨얼(Energy Fuels)은 미 서부 그랜드캐니언 인근에 있는 피니언 평야 광산에서 작업량을 늘리고 있다고 AP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이 광산은 면적이 6만8000㎡에 이르며 몇 년 내에 최소 90만7000㎏의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이 업체가 밝혔다.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주요 국가들이 원전 건설을 중단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는 각국의 움직임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로 우라늄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원전 업계에 따르면 현재 17개국에서 약 60기의 원자로가 건설 중이고, 110기는 계획 단계에 있다.
중국과 프랑스, 영국 등이 이미 대규모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밝히며 친(親)원전으로 돌아섰다. 최근 UAE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22개국이 2050년까지 세계 원자력발전 용량을 3배 수준까지 확대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는 2040년까지 세계에서 원전 원료인 우라늄이 연간 10만 메트릭톤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현재 사용량의 2배에 이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