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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 81]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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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 81]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보스턴 메탈의 혁신적인 금속 가공 기술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보스턴 메탈이미지 확대보기
보스턴 메탈의 혁신적인 금속 가공 기술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보스턴 메탈
인간이 철강을 만드는 방식은 적어도 2000년 동안 거의 동일했다. 개략적으로 철강은 철광석을 매우 높은 온도로 가열해 철과 산소라는 두 가지 성분으로 분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다음으로 산소가 방출된 순수 액체 철을 강철로 가공하는 수순을 밟는다.

이 가열 공정은 오랫동안 석탄 등 탄소 집약적 연료를 연소시키는 용광로에 의존해 왔다. 문제는 철강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전 세계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제철소에서 철강 1t을 생산할 때마다 2t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이 요인이 철강산업을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인식하게 되는 접합점이다.
패스트 컴퍼니인 보스턴 메탈은 더러운 탄소를 제거함으로써 환경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탄생했다. 보스턴 메탈의 용융 산화물 전기분해(MOE) 기술은 철광석을 액체 산화물 전해질과 결합시키고 전기를 통하게 해 모든 재료를 섭씨 약 1600도로 가열해 액체 철을 만든다.

이 공정은 일반적인 제련보다 훨씬 간단하다. 탄소 부산물도 전혀 생성되지 않는다. 전기는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전혀 없다. 보스턴 메탈의 기술은 미국철강협회가 올해 주최한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상' 기후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보스턴 메탈의 CEO는 “철강은 큰 기회”라고 말한다. 실제로 철강 수요는 2050년까지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철강산업의 친환경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전기로는 이미 존재한다. 미국 철강기업 중 약 70%가 전기로 메이커다. 다만, 원료는 불순물이 거의 없는 고급 철 스크랩이어야 한다. 이 고급 철 스크랩은 공급량이 부족하다. 이 점이 바로 철강산업의 탈탄소화 실패의 원인이다. 저급 철 스크랩으로는 전기강판과 같은 고부가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 고로만이 더 풍부한 저급 철광석을 처리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전기분해 기술은 모든 등급의 광석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보스턴 메탈은 용광로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보스턴 메탈은 준산업 규모의 철강에 대해 전기분해 기술을 검증했다. 2026년까지 첫 번째 데모 플랜트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동안 브라질 자회사 시설에서 광산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금속으로 전환하는 등 다른 용도로 MOE를 사용했다.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수익은 올해 중에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턴 메탈은 최근 세계은행의 국제금융공사,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 마이크로소프트의 기후혁신기금 등 투자자로부터 2억8200만 달러의 시리즈 C 펀딩 라운드를 유치했다.

지난해 말 미국 에너지부는 웨스트버지니아에 크롬 금속을 비롯한 핵심 소재를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50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200개의 현지 일자리도 창출됐다. 철강산업만큼 노동 집약적인 일자리도 드물다.

웨스트버지니아 북부에는 매우 강력한 금속 역사가 있지만 철강산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쇠퇴해 왔다. 철강산업의 쇠퇴로 일자리를 잃은 지역에서 다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미래가치 창출이다.

패스트 컴퍼니의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에는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281개의 프로젝트 목록이 기재돼 있다. 미국철강협회는 건축·에너지·금융·교통 등 50개 카테고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업, 조직, 비영리단체를 선정하고 있다.

철강을 대체할 친환경 소재가 불현듯 등장하지 않는 한, 철강산업의 미래는 ‘더러운 산업’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친환경 산업이란 새 옷으로 갈아입을 것으로 믿는다. ‘철이 없는 세상’은 상상도 못 하기 때문이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