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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헌에 인재 수급까지…게임업계, 학교와 '밀착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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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헌에 인재 수급까지…게임업계, 학교와 '밀착 협업'

대학생, 고등학생 상대 산학연계 게임 개발 프로그램 강화
시프트업·포스텍, 슈퍼크리에이티브·청강대 등 잇단 MOU

크래프톤의 고등학생 게임 개발 체험 프로그램 '베터 그라운드' 현장 전경. 사진=크래프톤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크래프톤의 고등학생 게임 개발 체험 프로그램 '베터 그라운드' 현장 전경. 사진=크래프톤 공식 유튜브 채널

국내 게임사들이 고등학교, 대학교와의 협력 밀도를 높인다. ESG 경영 중 사회 공헌에 기여하는 한편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는 등 '일석이조'를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세계적인 히트작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은 최근 JA코리아와 협력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게임 개발 체험 프로그램 '베터 그라운드'를 진행했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약 100명의 학생들을 선정, 게임 개발 실무를 조기 교육하고 이들이 개발한 게임들을 시장에 공개하는 것까지 돕는다는 방침이다.

게임업계의 큰형님 넥슨은 올 초 '넥슨 드림 멤버스(NDM)' 제작 발표회를 진행했다. NDM은 대학교 게임 개발 동아리들을 후원, 실제 개발까지 돕는 프로그램으로 올해에는 서강대학교의 '선빈동'이 개발한 액션 게임 '오버 더 호라이즌'이 대상을 수상했다.

게임사 차원에서 대학교와 직접 파트너십을 맺는 사례도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시프트업은 지난해 3월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과 협업 양해각서(MOU)을 체결했다. IT 분야 직업 체험 프로그램 '오프캠퍼스'를 공동 운영하는 한편, 오는 2028년까지 총 1억원을 공학도 발전 기금으로 기부할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의 자회사로 모바일 RPG '에픽세븐'을 개발한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이달 초 청강문화산업대학교와 MOU를 맺었다. 엔씨소프트(NC)는 2020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과 공동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넷마블 역시 2013년부터 대학생 대외 활동 프로그램 '마블챌린저'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하반기에 진행된 시프트업·포스텍 '오프캠퍼스' 1기 기념 사진. 왼쪽부터 시프트업의 조인상 최고인사책임자(CHRO), 이성수 프로그래밍 그룹장, 포스텍 IT융합공학과의 김하륜, 김경민 학생, 시프트업의 이형복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시프트업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하반기에 진행된 시프트업·포스텍 '오프캠퍼스' 1기 기념 사진. 왼쪽부터 시프트업의 조인상 최고인사책임자(CHRO), 이성수 프로그래밍 그룹장, 포스텍 IT융합공학과의 김하륜, 김경민 학생, 시프트업의 이형복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시프트업

게임업계가 '산학연계'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보편화됐다. 그러나 기존 산학연계의 경우 지역 사회를 위한 공헌 활동 차원에 가까워 실질적으로 인재를 확보하는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 인디 게임 개발자는 "학생 신분으로 게임 개발 입문을 원하는 이들에게 현업자들의 도움이 절실한 순간은 다름 아닌 처음으로 게임을 만드는 순간"이라며 "반면 기존의 산학 연계 프로그램의 기회는 이미 게임 개발 경험이 있거나,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이들에게 주어진 경우가 많았다"고 술회했다.

게임업계 내부에서도 산학연계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학생 인디 게임 발표 행사에서 퍼블리싱, IP 구입을 문의했더니 상당수가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고 팀을 해체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해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며 "단순한 행사 참여를 넘어 대학교 자체나 개별 동아리, 학생 등과 보다 밀도 있게 소통하는 것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인재 확보의 범위를 보다 넓게 가져가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앞서 언급한 '베터 그라운드'에서 크래프톤은 특성화고등학교, 마이스터고등학교 외에도 일반고등학교 학생들의 지원도 접수했다. 시프트업의 경우 지난해 '오프캠퍼스'에서 게임 분야 특화 인재가 아닌 응용공학과 학생들과 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장르들이 떠오르고 생성형 인공지능(AI) 등도 보편화됨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형의 인력들을 필요로 하는 추세"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산학연계 등 학계와의 협업 밀도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