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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대출 부부 소득 기준 2억으로…집값·가계부채 자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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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대출 부부 소득 기준 2억으로…집값·가계부채 자극 우려

정부, 연말까지 2억·내년 2.5억 완화 검토

18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오피스텔과 아파트 매물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8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오피스텔과 아파트 매물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2억원까지 완화하면서 가계부채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부부 합산 1억3000만원인 소득 기준을 2억원까지 상향하면 각각 연봉이 1억원 넘는 고소득 맞벌이 부부도 신청이 가능해져 사실상 소득 기준을 없앤 셈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통계 개편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100% 아래로 내려갔지만 주택매매·전세 거래량 회복으로 가계부채 총량은 계속 늘고 있어 이번 조치로 증가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으로 다음 달부터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2억원, 내년부터는 2억5000만원까지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앞서 지난 16일 정부와 대통령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당정협의회를 열고 신생아 특례대출의 소득 기준 완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접수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1주택 부부에게 주택구입 자금을 연 1.6~3.3%의 저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지원하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아직 연 3.5%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생아 특례대출은 비교적 큰 금리 메리트 때문에 올해 1월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정부 역시 집값과 가계부채를 부채질한다는 비판에도 심각한 초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신생아 특례대출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다만 이번에 소득 기준을 완화하면서 예상보다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신생아 특례대출을 활용한 수도권 중심의 매수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매가격지수는 서울(0.14%)과 수도권(0.02%)은 상승, 지방(-0.06%)은 하락했다. 전세가격지수 역시 서울(0.26%)과 수도권(0.28%)은 상승, 지방(-0.03%)은 하락했다. 특히 세부 지역별로는 서울은 노원·동대문·영등포·동작구 위주로, 경기도는 수원 영통구·광명·구리시·부천 소사구 위주로 상승했는데 이 지역들은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가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인하되더라도 신생아 특례대출의 금리 메리트는 큰 편"이라며 "현재도 신생아 특례대출을 활용해 수도권에 집을 사거나 전세를 구하는 수요가 많은 편인데 소득 기준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되면 신생아를 출산한 대부분 가구들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매수세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출 수요가 늘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4000억원 늘어났다. 증가폭이 4월 4조1000억원보다 커져 지난해 10월(6조2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커진 것은 주택거래 회복세가 영향을 미쳤다. 결국 신생아 특례대출 같은 저금리 정책성 대출이 주택구입을 부추기고 가계대출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