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이 합병으로 반등을 노린다. '중대형 전지' 사업뿐이었던 사업 분야는 트레이딩과 탱크터미널로 확대됐다. 재무 구조 개선, 리튬, 니켈 등 배터리 핵심 광물 확보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고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합병안을 의결했다.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합병 비율은 1대 16.8, SK온과 SK엔텀 비율은 1대 2.6이다.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8월 27일 열릴 예정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2025년 2월 1일이다. 이번 자회사 간 합병이 완료되면 SK온 사업 분야는 중대형 전지에서 트레이딩, 탱크터미널 3개로 확대된다.
합병으로 기대되는 점은 재무 구조 개선과 배터리 광물 확보 경쟁력 강화다. 지난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매출 48조9000억원, 영업이익 5746억원을 실현했다. SK엔텀은 매출 2576억원을 실현했다. 현재 SK온은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에 영업손실 5923억원을 기록한 것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315억원의 적자를 실현했다. SK이노베이션은 5000억원 규모의 추가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확보해 수익구조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배터리 광물 확보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의 석유제품 수출과 원유 수입을 담당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에 납사도 공급한다. 이런 트레이딩 역량을 리튬, 니켈 등 배터리 광물 확보에 활용한다면 배터리 원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외 지역에서 배터리 핵심 광물 확보는 현재 배터리 업계의 가장 시급한 과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르면 내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을 중국 등 외국우려기관(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조달할 경우 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는 작 주요 광물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리튬이온배터리용 양극활물질 중국 수입액은 6억6700만달러로 전체(7억4100만달러)에서 90%를 차지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합병의 가장 큰 이점은 원자재를 더 저렴하게 가져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