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외부에 노출돼 있던 동서울변전소의 기존 전력 설비를 신축 건물 안으로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 HVDC(초고압직류송전) 변환소 용량을 4.5GW로 늘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지난 23일 한전은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하남시장이 이번 사업을 불허한 것은 예상치 못했다"며 “하남시 동서울변전소는 46년째 서울·경기 동부에 전기를 공급해 왔다. 최근 용인에 들어서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수도권 전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동해안의 발전소에서 전기를 더 끌어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2020년 문재인 정부 한전과 하남시장이 MOU를 체결한 이후 주민 설명회 등을 거쳐 추진해 왔지만, 최근 사업 부지 일대 감일지구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입주민 등이 연합해 1만 2000명 서명을 받아 집회 시위를 벌이며 지역 이슈로 떠올랐다.
감일지구 입주민들은 "기존 동서울변전소가 있었다는 사실과 인근 고압선 철탑 지중화 사업을 인지하고 분양을 받았다"면서도 "대용량의 전력 증설은 몰랐다.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입지를 확정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지난 1979년부터 한전이 운영 중인 동서울변전소 내에서 시행되는 사업으로 법과 절차를 준수하여 추진했고, 전임 시장과 충분한 협의와 주민들과도 사업설명회 등으로 소통해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우려한 전자파는 전문가의 용역을 통해 안정성은 이미 검증을 받았다“며 ”변전소를 옥내화하고 인근 일부 철탑을 철거하면 변전소 미관 또한 크게 개선돼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은 사라질 것이다"면서 "사업부지 전체 지상은 공원시설로 조성해 주변 아파트 환경과 어우러지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정부와 한전은 매년 증가하는 수도권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부터 4조 원 이상 투입해 총길이 280km의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0월 하남시는 한전과 변전소 옥내화 및 증설 사업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지만, 지난 23일 MOU까지 해지한다고 밝혀 당분간 사업 진전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양 기관이 주민들과의 소통 부재로 인해 갈등을 빚은 측면이 있어 타협점이 시급해 보인다.
이지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lwldms7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