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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또 9월의 저주 직면하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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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또 9월의 저주 직면하나" 우려

“AI 버블 우려와 정치적 불확실성, 2024년 9월 시장의 운명을 가를 키워드”

9월, 미국 증시 폭락장 오나?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9월, 미국 증시 폭락장 오나? 사진=로이터
미국 증시가 또다시 '9월의 저주'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9월은 주식시장에 최악의 달로 알려져 있으며, 2024년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증시는 3일(현지시각) 일제히 급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는 1.51%, S&P500은 2.11%, 나스닥은 3.26% 각각 급락했다. 특히 나스닥의 낙폭이 컸다. 이는 엔비디아가 10% 가까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는 실적 우려가 계속되면서 이날 9.53% 폭락했다.

역대로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러셀2000 등 주요 지수들은 9월에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특히 S&P500은 1928년부터 2023년까지 9월 평균 수익률이 -1.1%로, 12개월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는 여름휴가 후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재평가, 기업들의 연간 실적 정리 등이 꼽혀왔다.
이러한 역사적 패턴은 스톡 트레이더 알마낵(Stock Trader's Almanac)의 분석과도 일맥상통한다. 스톡 트레이더 알마낵은 주식시장의 계절적 패턴과 역사적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중점을 둔 연간 발행물이다. 이 알마낵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의 9월 초에 S&P500지수가 일시적 고점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2024년 9월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특히 현직 대통령이 없는 선거의 경우 하락세가 더 일찍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은 2024년 미국 대선 상황과 맞물려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2024년 9월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는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근 실적 발표는 AI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엔비디아의 2024년 7월 28일 마감된 2분기 매출은 300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15%, 1년 전 대비 122%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성장률은 오히려 AI 관련 주식의 과대평가 가능성을 부각하는 역설적 결과를 낳았다.

또한 미국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과 중동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위험도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24년 미국 대선이 11월 5일로 예정돼 있어 9월부터 선거 관련 불확실성이 시장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런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요소들도 존재한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년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월의 314.18포인트에서 7월 314.54포인트로 소폭 상승했다. 이는 1950년부터 2024년까지의 평균 124.38포인트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7월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2024년 9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지표와 전망은 시장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뒷받침한다.

금과 미국 달러화 같은 안전자산들이 9월에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여왔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 특히 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며,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투자자들의 구매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의 잠재적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한다.

이런 미국 시장 동향은 한국 주식시장과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선 서학개미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한국 증시의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으며,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주식들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2023년 기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약 8.1%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이 미국 시장 동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서학개미에게 더 신중한 접근을 요구한다. 미국 주식에 대한 과도한 노출은 9월의 변동성 확대로 인해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위험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기술주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가진 투자자들은 섹터 재분배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정책 입안자들에게도 9월의 시장 동향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경제의 연착륙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금융정책의 미세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행은 미 연준의 정책 결정을 주시하며 국내 금리정책의 방향성을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선거 전 주가 하락 후 연말까지 반등하는 패턴이 관찰된다고 지적한다. 이는 9월의 일시적 하락이 장기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연준 회의가 ‘뉴스 매도’ 이벤트가 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은 투자자들이 단기적 변동성에 대비해야 함을 환기한다.

2024년 9월 미국 증시는 역사적 패턴과 현재의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고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하되, 시장의 과도한 비관론에 휩쓸리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9월의 연례적 폭풍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냉철한 판단력과 유연한 대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역사적 패턴을 인식하되, 현재의 경제 상황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9월의 저주가 2024년에도 계속될지, 아니면 새로운 패턴이 형성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준비된 투자자에게는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