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찬란했던 상업시설들이 코로나19와 온라인 커머스의 폭풍 안에서 빛을 잃고 있다. 그러나 '프롭테크(PropTech)'라는 현대의 연금술사가 나타나, 녹슨 금속을 되살리는 마법을 부리고 있다. 비밀 재료는 데이터 기반의 '용도 전환'이라는 점금석(點金石)이다.
서울 성동구에 자리 잡은 '파크에비뉴 엔터식스 한양대점'은 오랜 잠에 빠진 공주와 같았다. 그러나 프롭테크의 키스로 깨어나 활기찬 오피스로 변신하게 됐다. 단순한 변신이 아닌, 마법사들이 그리는 상업용 부동산의 동화다.
알스퀘어가 맡은 이 프로젝트는 빅데이터와 AI라는 지팡이를 휘둘러, 상업시설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마법에 매료되어 새 둥지를 틀 준비를 하고 있다. 알스퀘어는 단순히 마법을 부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자신들이 만든 세계로 직접 뛰어들었다. 강남이라는 안전한 성에서 왕십리라는 미지의 땅으로 모험을 떠났다. 용감한 기사가 자신이 구한 왕국으로, 직접 이주하는 것과 같은 결단이다.
프롭테크의 마법은 곳곳에서 기적을 만들어낸다. 어둡고 축축한 지하 동굴 같던 주차장은 빛나는 아이디어가 샘솟는 오아시스로 변신한다. 화려했지만 이제는 텅 빈 호텔들은 편안한 안식처로 탈바꿈하고, 시끌벅적하던 대형 마트는 생명을 살리는 의료 시설로 변모한다.
모든 마법의 핵심에는 프롭테크 기업들이 가진 크리스털 볼과 같은 데이터가 있다. 과거와 현재를 비추고, AI라는 예언자와 함께 미래를 예측한다. 빈 공간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숨겨진 잠재력을 일깨우는 일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건물의 변신을 넘어, 도시 전체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왕십리는 이제 새로운 비즈니스의 '아르카디아'로 변모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프롭테크 마법사들의 '창의적 용도 전환'이라는 주문은 강력해질 전망이다. 그들의 마법 지팡이는 정교해지고, 크리스털 볼은 선명해질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이라는 거대한 광산에서 우리는 새로운 기회의 금맥을 캐내고 있다. 단순히 건물의 변신을 넘어, 우리 도시와 삶의 질을 높이는 거대한 연금술이다. 프롭테크가 그리는 미래의 도시는 어떤 모습일지, 새로운 신화의 서막을 목격하는 것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