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화장지, 생수 등의 품목이 동나면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의 '화장지 대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텅 빈 슈퍼마켓 진열대… "화장지, 생수 동났다"
보도에 따르면 파업 2일째인 3일(현지시각) 현재, 동부 및 걸프 연안 지역 슈퍼마켓에서는 화장지, 종이 타월, 생수 등의 생필품이 품절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필요 이상의 물건을 사재기하면서 슈퍼마켓 진열대는 텅 비어가고 있다.
"공황 구매 자제해야"… 업계, 진화에 나서
NGA는 "화장지, 생수 등은 미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항만 파업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일부 신선 농산물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지만, 파업이 끝나면 빠르게 재입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도 "항만 파업이 화장지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화장지의 약 90%는 국내에서 생산되며, 수입품 대부분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육로 또는 철도를 통해 운송된다.
전미소매업연맹(NRF)은 "소매업체들이 수개월 전부터 파업 가능성에 대비해왔다"며 "임의재 및 필수재 제품 선적을 앞당기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NRF는 "공황 구매는 불필요하다"며 "소비자들에게 책임감 있는 쇼핑을 권장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 "공황 구매, 국내 생산품에도 악영향… 공급망 스트레스 가중"
CNBC에 따르면 월마트 전 최고경영자(CEO) 빌 사이먼은 공황 구매가 심각한 문제이며 국내 생산품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황 구매는 수입품뿐 아니라 국내 생산품의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이는 공급망에 더 큰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이먼 전 CEO는 "미국 공급망은 비용 절감을 위해 설계돼 안전 재고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따라서 항만 파업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비정상적인 수요가 발생하면 공급망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 적극 개입해야"… 정치권 비판도 제기
뉴욕 대형마트 체인 그리스테데스의 존 카시마티디스는 "공황 구매가 이미 발생하고 있으며 둔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화장지, 종이 타월 등이 가장 먼저 동나고 있으며, 농산물 공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카시마티디스는 바이든 행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협상을 연장하기 위해 태프트-하틀리 법을 발동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태프트-하틀리 법은 미국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여 파업을 80일 동안 중단시킬 수 있는 법이다.
"추수감사절까지 버틸 수 있지만… 농산물 가격 급등 불가피"
식료품점 스튜 레너드의 CEO 스튜 레너드 주니어는 "슈퍼마켓들이 파업을 예상하고 추수감사절까지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해 놓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신선 농산물과 생선 공급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등 수입 과일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너드는 "바나나 가격이 단기적으로 두 배까지 오를 수 있다"며 "소비자들은 바나나 대신 사과를 선택하는 등 구매 품목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
항만 파업 장기화 시 공급망 혼란이 심화되고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다가오는 추수감사절과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