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의체는 높은 배달앱 수수료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논의를 하기 위해 결성됐다. 한국외식산업협회는 프랜차이즈업계를 대표해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국가맹점주협의회도 프랜차이즈업계의 대표성을 갖춘 순수 자영업자단체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그간 배달앱으로부터 일반 외식업자에 비해 많은 특혜(?)를 받아왔다. 속칭 ‘깃발꼽기’라 불리우던 광고비 할인혜택에 더해 각종 프로모션 제공까지 일반 외식자영업자가 누릴 수 없는 많은 혜택을 받아왔으며 현재까지도 진행형인 상황이다.
배달앱 수수료 논쟁을 보면 생각나는 것이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이다. 불과 10여년전 만 해도 신용카드 수수료로 인한 가맹점과의 갈등은 심심찮게 언론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카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걸핏하면 카드결제거부라는 무력행사를 시도했던 대형마트는 카드수수료 책정기준인 연매출액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수료를 지불하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대형마트는 높은 구매력을 무기로 카드사와 동등한 위치가 아닌 ‘갑’의 위치에 있다 보니 카드사가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
배달업계도 카드업계와 비슷한 형국이다. 치킨이라는 음식이 단일 품목으로는 배달업계의 최고 주문량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치킨프랜차이즈는 배달앱과의 수수료 논의에서 ‘갑’의 지위이다. 굳이 치킨뿐 아니라 햄버거, 피자 등 많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배달앱에 대해서 갑의 지위를 행사한다.
치킨 프랜차이즈 등 대형 외식업체를 대변하는 한국외식산업협회가 과연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상생협의체에서 영세자영업자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한국외식산업협회는 상생협의체에 참여한 다른 업주 단체와 큰 의견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차등 수수료를 수용하면서 평균 5% 수수료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업계와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일반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영세 소상공인들은 현재 배달앱들이 주장하는 차등 수수료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영세 상인들 사이에선 공공배달앱 수준의 2% 중개이용료 적용에 대해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며 전국의 지자체 30여 곳이 앞다투어 배달앱을 만들었지만 존재가치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심지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시절 요란스럽게 밀어붙였던 배달특급은 전통시장이라는 카테고리만 만들어 놓았을 뿐 입점업체가 ‘0’인 상태이다. 세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운영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다.
배달앱의 선두인 배민은 연간 3000억 원 정도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그 뒤를 쫓고 있는 쿠팡이츠는 배민보다 훨씬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공배달앱이 그들과 경쟁을 하려면 매년 수천억원의 세금을 허비해야 한다.
한국외식업중앙회의 한 원로는 “수수료 2.5%를 주장하는 기준과 근거도 없고 이를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일괄 수용할 가능성은 아예 없는데 주구장창 2.5%를 외치는 이면에는 상생협의체를 무산시키면서 뒤로는 자신들에게만 뭔가 다른 특혜를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칫 신용카드 수수료처럼 매출이 높은 일부 대기업만 배부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데 애초에 한국외식산업협회 같은 대기업을 대표하는 단체를 공적인 테이블에 앉힌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국외식산업협회는 BBQ 윤홍근 회장이 상임회장으로 있는 조직으로 상생협의체에서 가장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 회장은 한국프랜차이즈협회를 창립하고 2회에 걸쳐 회장직을 연임하고 3연임이 불가하자 한국프랜차이즈협회를 탈퇴하고 한국외식산업협회를 창립하면서 창립이후 지금까지 16년간 회장직을 연임하고 있다.
김흥수 사회부 선임기자 saxofon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