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미국 국채시장이 테더(USDT)라는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배런스 보도와 월가 소식통에 따르면, 시가총액 1조8700억 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이 9만8000달러 선까지 치솟으면서 테더의 시총 증가로 이어지고, 이것이 美 국채 매입 확대로 재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비트코인 상승의 새로운 동력, 테더의 부상
테더는 현재 약 1300억 달러의 시총을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으로, 1테더가 1달러의 가치로 고정되어 암호화폐 시장의 안정적 거래수단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테더의 폭발적 성장세다. 불과 5년 전 45억 달러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이 2,767% 증가하며, 비트코인의 같은 기간 상승률(1,526%)을 크게 웃돌았다.
◇ 미국 채권시장의 새로운 변수
최근 장기 국채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테더의 단기 국채 매입 확대는 미 정부의 재정적자 해소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30년물 국채 경매에서 투자자들의 관심 부족으로 프라이머리 딜러들이 평소의 두 배가 넘는 물량을 떠안아야 했다.
반면, 테더의 준비금 운용은 2024년 상반기에만 52억 달러의 수익을 달성하며 안정성을 입증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시장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2025년까지 미국의 추가 차입 수요가 1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테더의 국채 매입 확대는 미국 정부에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가 될 수 있다.
◇ 트럼프 재집권과 비트코인 시장의 미래
2025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비트코인 시장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전략적 국가 비트코인 비축량" 구축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암호화폐 강세론자인 하워드 러트닉을 상무부 장관으로 지명하는 등 우호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트럼프 미디어 그룹의 백트(Bakkt) 인수 추진은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11월 5일 이후 40% 가까이 상승했으며, 비트코인 ETF로의 자금 유입도 3일 만에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 한국 투자자들이 주목할 포인트
이러한 변화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관점을 제시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단순한 수요공급이나 기술적 분석을 넘어, 미국의 거시경제 정책과 정치적 변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테더를 통한 국채시장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미국 재정정책과 금리정책 변화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다음 세 가지 포인트가 중요하다. 첫째, 미 연준의 금리정책 변화가 테더의 국채 운용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연준 통화정책 회의 일정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인 암호화폐 정책이 발표되는 시점에 대비해 단계적 분할 매수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레버리지는 최소화하고 현물 위주의 장기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파생상품 시장의 과열 양상은 주의해야 할 리스크 요인이다. 미결제약정이 630억 달러에 달하는 등 레버리지 거래가 급증하면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24시간 동안 발생한 청산 규모가 4.5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신호로 해석된다.
결국, 2025년 이후 비트코인 시장은 테더를 통한 전통 금융시장과의 연계 강화, 트럼프 행정부의 우호적 정책, 그리고 시장 리스크라는 세 가지 변수의 균형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고려한 중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