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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재무건전성 '비상등'...미청구공사액 증가에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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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재무건전성 '비상등'...미청구공사액 증가에 위기감↑

지난해 3분기 10대 건설사 미청구공사액 19조5933억원
전년 말 대비 11.68% 증가...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공사비 급등 영향
"탄핵 등 불확실성 높아지며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 당분간 지속될 전망"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지난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전년 말보다 11.68% 증가한 19조5933억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지난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전년 말보다 11.68% 증가한 19조5933억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의 재무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다 공사비 급등, 분양가 상승 등이 겹치면서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특히 10대 건설사의 작년 미청구공사액이 2023년 대비 급등하면서 건설업계의 재무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지난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전년 말보다 11.68% 증가한 19조5933억원으로 나타났다.

미청구공사액은 이미 공사를 진행했지만 건설사가 아직 발주처에 공사비를 받지 못한 금액이다.
10대 건설사 중 미청구공사액이 감소한 곳은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였다.

포스코이앤씨의 미청구공사액은 지난 2023년 말 1조950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0.6% 감소한 1조7428억원을 기록하면서 가장 많이 줄었다.

두 건설사를 제외한 다른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액은 늘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2조7331억원(48.2%) 을 비롯해 △HDC현대산업개발 1조3083억원(33.2%) △롯데건설 1조8545억원(30.8%) △대우건설 1조6318억원(26.0%) △현대엔지니어링 1조6235억원(13.3%) △SK에코플랜트 1조2401억원(9.8%) △GS건설 1조3409억원(5.8%) △DL이앤씨 9360억원(5.3%) 각각 증가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공사비 급등에 분양가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청구공사는 받을 가능성이 낮은데다 대손충당금도 설정하지 않아 사실상 시한폭탄"이라며 "건설 원자잿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발주처로부터 늘어난 공사비를 모두 받기도 어렵다 보니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건설업계의 재무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갈수록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고 내부에서는 금융위기 때처럼 위기가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의 재무 위험도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일감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일부 사업장에서 대한 재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로 인해 건설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있었지만 탄핵 정국과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성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ava0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