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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우였다”…알리에게 쿠팡 벽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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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우였다”…알리에게 쿠팡 벽은 높았다

작년 C커머스, ‘돌풍’ 아닌 ‘미풍’ 그쳐
쿠팡 지난 12월 카드 결제액 3조 넘어
알리익스프레스는 42% 감소 1133억원
지난해 12월 쿠팡에서의 카드결제 추정액은 3조23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쿠팡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2월 쿠팡에서의 카드결제 추정액은 3조23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쿠팡
역시 기우였다. 지난해 초 이커머스 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쇼핑 플랫폼 일명 C커머스가 공격적으로 국내 소비자들 공략에 나섰다. 당시 일각에서는 업계 1위 쿠팡의 독보적인 성장세를 주춤하게 만들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려는 현실에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C커머스 기세는 거셌다. 실제 BC카드가 C커머스의 2023년 10월 결제 데이터와 지난해 3월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C커머스 결제 금액은 138.8%, 결제 건수는 130.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이커머스인 K커머스 결제 금액은 2.5%, 결제 건수는 1.1% 줄었다.

물론 당시 K커머스의 평균 결제 금액은 훨씬 높았다. 다만 그 차이가 소폭 줄었다. C커머스 평균 결제 금액은 2023년 10월 2만3745원에서 지난해 3월 2만4580원으로 늘었다. K커머스 평균 결제 금액은 3만9369원에서 3만8814원으로 줄었다.

이처럼 C커머스가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명확했다.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년 C커머스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800명이 대상으로 이용 현황과 인식을 조사한 바 있다.
이용 이유로는 93.1%가 ‘제품 가격이 저렴해서’라고 답했다. 응답자 중 80.9%는 이들 플랫폼 이용에 불만이 있으며 피해를 경험한 적도 있다고 밝혔지만, 향후 이용 의향에 관한 물음에는 절반 수준인 56.6%만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C커머스 경계령이 내린 이유다.

국내 이커머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다양한 할인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단 지난해 결과만 보면 K커머스의 승리로 끝나는 듯하다. 지난해 12월 연말특수가 사라지는 한파 속에서도 쿠팡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알리는 저조했다. 다른 이커머스 역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알리에게 유독 혹독했다.

실제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쿠팡에서의 카드결제 추정액은 3조2300억원으로 전체 10개 기업 중 1위였다. 알리는 1133억원으로 9위에 머물렀다. 전달과 비교하면 쿠팡은 3% 늘어난, 반면 알리는 42%로 감소하며 다른 곳과 비교해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 기간 G마켓은 3875억원으로 2위, CJ온스타일은 3003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11번가(2845억원), GS샵(2812억원), SSG닷컴(2678억원), 현대홈쇼핑(1303억원), 옥션(1138억원), 알리, 롯데홈쇼핑(897억원) 등의 순이었다.

쿠팡과 CJ온스타일(6%), 현대홈쇼핑(3%)만 카드 결제액이 늘었다. 앞서 언급했듯 카드 결제액 감소폭은 알리가 가장 컸고 11번가(-34%), G마켓(-16%), SSG닷컴(-9%), 옥션(-8%) 등의 순으로 거래 실적이 부진했다.

1인당 결제단가는 CJ온스타일이 2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쿠팡이 2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SSG닷컴(18만원), 현대홈쇼핑(17만원), G마켓(15만원) 등도 상위권에 들었다. 재구매율은 쿠팡이 8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나머지 업체의 재구매율은 20∼50%대였다.

C커머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신규 설치 건수도 하향세를 보였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의 앱 신규 설치 건수는 지난해 3월 각각 115만8575건, 292만6807건으로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앱 신규 설치 건수는 알리가 54만3989건, 테무 108만1049건으로 3월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모바일인덱스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성장한 것은 사실이나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돌풍’이 아닌 ‘미풍’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