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건 대형재해 발생...보험사 손실, 10년 평균보다 27% 증가한 1540억 달러
월스트리트저널이 2025년 1월 22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4년 자연재해와 악천후로 세계 경제가 4170억 달러(약 600조 원)의 피해를 봤다. 1850년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지난해에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형 자연재해가 21건 발생했다고 재보험 중개사 갤러거 리(Gallagher Re)가 밝혔다.
스티브 보웬 갤러거 리 최고과학책임자(CSO)는 "기후변화가 재해 손실 증가의 한 요인이지만, 허리케인 같은 기상 현상은 강도만 세졌을 뿐 발생 빈도와는 직접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갤러거 리는 2024년 최대 피해를 준 재해로 허리케인 헬렌을 꼽았다. 헬렌은 750억 달러의 피해를 냈으며,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을 강타했다. 이어 허리케인 밀턴이 20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보험사들이 부담한 1540억 달러의 손실은 10년 평균보다 27% 늘어났다. 갤러거 리 보고서는 강력한 뇌우와 우박을 동반한 대류성 폭풍으로만 640억 달러의 보험 손실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 재난관리국의 비상사태데이터베이스(EM-DAT)는 자연재해 피해액이 2020년 2680억 달러, 2022년 1836억 달러, 2023년 3680억 달러로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2021년에는 432건의 재난 사건이 발생했다.
갤러거 리의 '2024년 재난 유형별 세계 손실 현황'에 따르면 열대성 사이클론(170억 달러), 홍수(100억 달러), 심한 대류성 폭풍(75억 달러), 가뭄(25억 달러), 지진(10억 달러), 겨울철 기상이변(10억 달러), 산불(10억 달러) 등 총 40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보험 보상은 120억 달러로 전체의 30% 수준이었다. 재해 유형별로는 심한 대류성 폭풍의 보험 보상률이 60%로 가장 높았고, 홍수 피해는 100억 달러 규모였지만 보험 보상률은 15%에 그쳤다.
보웬 CSO는 "최근 로스앤젤레스 화재는 계절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극단적 기상 현상의 사례"라며 "산불이나 대류성 폭풍의 발생 시기에 대한 기존 관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시 확장과 재건 비용 상승이 자연재해 피해액을 키웠다. 스티브 보웬 CSO는 "도시가 확장되면서 이전에 시골이었던 지역에 폭풍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건물이 늘어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재건 비용의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인 피해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