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차종까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도입...테슬라는 규제 장벽에 막혀
![비야디 로고. 사진=로이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071015163004189e250e8e18810625224987.jpg)
BYD는 이날 '신의 눈(Eyes of God)'이라 불리는 자율주행 기술 시스템을 9600달러 수준의 소형 전기 해치백을 포함한 전 모델에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영문명 'DiPilot'로도 불리는 이 시스템은 전방에 설치된 3개의 카메라를 통해 주행 환경을 인식한다.
BYD는 약 140억 달러를 AI와 자동차 지능화 기술에 투자할 계획이며, 5000명 이상의 엔지니어가 관련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개발한 AI 모델도 활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고속도로 자율주행과 자동 차선 변경, 장애물 회피, 자동 발렛 파킹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BYD에 따르면 운전자 개입 없이 1000킬로미터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자율 주차 성공률은 99%에 달한다. 고급 차종에는 레이더와 라이다(LiDAR) 센서가 추가로 장착되어 조명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차량과 보행자를 식별할 수 있다. 저가 차종용 시스템에는 라이다가 제외된다.
왕촨푸 BYD 회장은 "차량 한 대의 데이터가 물 한 방울이라면 BYD는 바다와 같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방대한 실도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한 AI 시스템 학습의 우위를 강조했다.
반면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감독 모드' 출시를 위한 중국 당국의 승인을 10개월째 기다리고 있다.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중국 총리와의 면담을 통해 잠정 승인을 받았으나, 최종 승인은 아직 받지 못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2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당국이 영상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금지하는 반면, 미국 당국은 중국 내 시스템 학습을 허용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현재 인터넷상의 중국 도로 영상을 활용해 시스템을 학습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WSJ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통해 수집되는 데이터의 저장과 처리 방식을 검토 중이다. 또한 지난해 10월 미국 자동차 안전 규제 당국이 안개나 먼지로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발생한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소프트웨어 관련 사고를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안전성 검증에도 주력하고 있다.
상하이 소재 시장조사업체 오토모티브 포사이트의 예일 장 대표는 "BYD가 이 같은 기술을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면 테슬라 브랜드의 기술적 우위가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테슬라의 고가 차량이 BYD의 대중 시장 제품과 직접적으로 경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소재 자문회사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소 CEO는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머스크에게 일방적인 호의를 베풀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인들은 뛰어난 협상가"라고 말했다.
한편 BYD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37% 증가한 370만 대의 승용차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은 9% 증가한 66만 대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전체 승용차 판매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소비자들의 주요 구매 결정 요인으로 부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