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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애플, 테슬라와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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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애플, 테슬라와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 본격화

머스크 "로봇이 인류 역사상 최대 산업 될 것" 전망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가 단순한 전기차 제조사인지, 아니면 그 이상의 기업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메타플랫폼스와 애플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 구도가 확대되고 있다고 배런스(Barron's)가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테슬라 지지자들은 이 회사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 이상이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비판자들은 테슬라의 수익 대부분이 전기차 판매에서 나온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최근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은 테슬라 지지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16일 메타플랫폼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투자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같은 날 블룸버그는 애플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메타와 애플 양사는 즉각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로봇 산업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메타와 애플 같은 거대 기술기업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테슬라는 2021년 인공지능(AI) 행사에서 로봇 의상을 입은 인물의 춤 공연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처음 공개한 이후 지속적으로 개발을 진행해왔다. 이들 기업의 로봇 개발 경쟁에서 핵심 동력은 AI 기술이다. AI는 이미 자율주행차량을 인간만큼 또는 그 이상 운전할 수 있게 만들었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머스크는 2025년 1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대부분의 사람들, 아마도 모든 사람이 스타워즈의 C-3PO나 R2-D2 같은 개인용 로봇을 갖기를 원할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이 역사상 가장 큰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같은 행사 기조연설에서 "로봇 시대가 코앞에 와 있다"며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한 로봇 산업이 세계가 본 적 없는 최대 규모의 기술 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2025년 수천 대의 로봇을 생산하고, 2026년에는 10배, 2027년에는 다시 10배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7년까지 약 50만 대의 로봇 생산을 의미한다. 머스크가 제시한 대당 2만 달러 가격을 적용하면 10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 될 전망이다.

메타와 애플의 로봇 시장 진출은 테슬라 주주들에게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두 기업 모두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강력한 경쟁자이지만, 이들의 시장 참여는 머스크가 언급한 대규모 로봇 시장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에서 테슬라는 16일 종가 기준 2025년 예상 수익의 120배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메타는 30배, 애플과 엔비디아는 32배 수준이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포드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는 각각 7배와 4배, 로봇 제조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보유한 현대자동차는 4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순 로봇 제조사와 AI 기술을 겸비한 기업들을 다르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주가는 16일까지 최근 12개월간 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2%,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5% 상승했다.

한편,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전망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2024년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장 규모가 2035년까지 380억 달러(약 54조7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년 전 예상치인 60억 달러(약 8조6400억원)의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스트레이츠 리서치(Straits Research)는 2024년 10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시장 규모가 2023년 16억8000만 달러(약 2조4200억원)에서 2032년 237억3000만 달러(약 34조176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4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34.2%에 해당한다. 국제로봇협회는 2024년 연례 전망 보고서에서 2021년부터 2030년 사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연평균 7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