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 냉수괴 13만㎢ 활용해 온난 해역에서 냉수성 어류 양식 혁신 이뤄
한랭지 자동차 테스트, 우주 농업까지...중국의 극한 환경 도전 확대
한랭지 자동차 테스트, 우주 농업까지...중국의 극한 환경 도전 확대

지난 26일(현지 시각)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의 '사이언스 포털 차이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칭다오 국가 심해·원양 친환경 양식 시험 구역에 설치된 대형 심해 스마트 어업 양식 설비 '선란 2호(深藍 2號)'에서 최근 약 40만 마리의 연어 수확 작업이 진행됐다.
이번 연어 양식 성공은 황해 심해에 존재하는 냉수괴(冷水塊)를 활용한 결과다. 냉수괴는 해양에서 특정한 온도와 성질을 가진 수괴(水塊·water mass)를 의미한다. 수괴는 주변 해수와 구별되는 물리적 특성을 가진 식별 가능한 해수 덩어리다. 산둥 차이진 완쩌펑 해양과학기술 유한회사의 구치환(顧祺煥) 생산 책임자는 "심해에는 13만㎢의 황해 냉수괴가 있으며, 여름 수온은 섭씨 10~16도로 연어 성장에 매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선란 2호'는 여름에는 수심 30m 이하의 냉수괴 위치까지 잠수하고, 겨울에는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자연의 메커니즘을 이용해 온난한 해역에서도 냉수성 어류 양식의 혁신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이 밖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극한 환경을 활용한 산업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에 따르면, 중국 북동쪽 끝에 위치한 헤이룽장성(黑龍江省) 헤이허(黒河)시는 최근 지속적인 인프라와 서비스 개선을 통해 세계적인 자동차 한랭지 테스트 기지로 발돋움했다. 이 지역은 겨울철 기온이 섭씨 영하 30~40도까지 내려가는 극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
베이징 세니트 자동차 기술 서비스의 크리스토프 프로디에르(Christoph Prodier) 테스트 애널리스트는 "헤이허는 한랭한 기후 덕분에 이상적인 자동차 시험장이 되었다"며 "특히 기온이 섭씨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면 극한 환경에서 자동차의 엔진, 전자 장비, 오일 등의 성능을 더욱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극한 환경 활용은 우주 기술 분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초의 재사용 가능한 회수형 기술 시험 위성 '실천 19호(實踐 19號)'에 실려 우주를 여행한 300g의 산초 종자가 윈난(雲南)성 삼림 식물 육성·개발 이용 중점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의 세심한 재배를 통해 수십 개의 새싹이 성공적으로 발아했다.
이 종자는 앞으로 윈난성 쿤밍(昆明)시 둥촨(東川)구의 붉은 흙 농지에 이식될 예정이다. 실천 19호에는 윈난성의 20개 이상 기관에서 선정한 총 7800g의 샘플이 탑재됐으며, 여기에는 화훼, 생약, 야생 버섯, 찻잎, 커피 등 고원의 특징적인 종자 또는 상품이 포함됐다.
닛케이는 중국의 이 같은 극한 환경 활용 시도가 기존의 산업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황해 심해 냉수를 활용한 연어 양식 성공은 온난화로 인한 수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적 양식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신화통신은 중국의 이러한 극한 환경 활용 기술이 자원 제약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참고보는 황해 냉수괴를 활용한 연어 양식이 기존 양식업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식량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