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년간 훼손된 문화재 보호…전통 불화의 가치 복원

보광사는 통일신라시대 창건된 사찰로,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쳤다. 조선 영조대에는 어머니 숙빈 최씨의 능침사찰로 지정되면서 왕실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았으며, 1898년 귀인 엄씨와 상궁들의 후원으로 대웅보전이 중수될 당시 ‘현왕도’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불화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화승(畵僧) 경선당 응석이 수화승(首畵僧)을 맡고, 네 명의 화원이 공동 제작했다. 기존의 좌우 대칭 구도를 탈피한 사선 구도를 적용해 현장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명부계 현왕의 심판 장면을 생생하게 표현한 대표적인 조선 후기 불화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10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안료가 산화되고 일부 도료가 박락되었으며,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프레임이 틀어지면서 천공(천의 구멍)과 찢어짐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손상이 진행된 상태였다. 이에 따라 파주시는 문화유산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보존처리를 결정했으며, 경쟁 입찰을 통해 전문 업체를 선정해 이달 내 보존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파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온전히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들이 조상의 예술과 정신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존처리는 약 8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며, 완료 후에는 다시 보광사 대웅보전에 봉안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파주시 문화예술과로 문의하면 된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