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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벤처캐피털, 딥시크 선풍에도 AI 투자 확대 지연... 인도 주목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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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벤처캐피털, 딥시크 선풍에도 AI 투자 확대 지연... 인도 주목받아

중국 정부 자금이 민간 투자 대체하며 AI 투자 생태계 변화 중
인도, 한국·일본 제치고 아시아 AI 투자 2위 시장으로 부상
중국은 여전히 AI 벤처 캐피털 거래에서 아시아를 선도하고 있지만, 딥시크(DeepSeek)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여전히 AI 벤처 캐피털 거래에서 아시아를 선도하고 있지만, 딥시크(DeepSeek)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글로벌 AI 투자 전략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 벤처캐피털 시장에서는 오히려 투자 활동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신 정부 자금이 중국 AI 발전의 주요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피치북(PitchBook)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아시아 AI 및 머신러닝 부문에서 715건의 거래를 성사시켜 총 73억 달러를 기록하며 아시아 지역을 선도했다. 그 뒤를 이어 한국이 308건의 거래로 총 18억 달러, 인도가 306건의 거래로 17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3월 11일 현재 중국의 AI 및 머신러닝 분야 투자는 100건의 거래에 총 가치 9억 1,78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는 2024년 첫 3개월 동안 기록한 196건의 거래, 26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피치북의 카일 스탠포드 벤처캐피털 리서치 디렉터는 "딥시크의 등장으로 투자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중국의 VC 시장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의 AI 투자 규모는 2021년 최고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미온적 반응은 미국의 대중국 투자 제한 조치와도 관련이 있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기업과 개인이 AI 반도체와 양자 기술 관련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막는 조치를 확정했다. 20년 넘게 중국 기술에 투자해 온 베이징의 한 벤처 투자자는 "미국 자금이 근본적으로 차단되면서 고비용 AI 기업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자금원이 상당히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AI 투자의 핵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3월 초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쩡샨지에는 중국이 가까운 시일 내에 국가 벤처 투자 펀드를 설립해 AI와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1조 위안(1,380억 달러)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인포메이션'은 중국 정부가 지난 1월 딥시크의 사업 시작 이후 더욱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저장성 정부 관리들이 잠재적 투자자를 선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는 점점 더 중국에서 정부 자금의 노리개가 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위안화 펀드에 대해서도 많은 조사와 제한을 받는다"고 베이징에 본사를 둔 VC는 지적했다.

그는 "더 중요한 것은 딥시크가 AI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투자 이론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AI가 언제 어떻게 대규모로 상용화될 수 있는지, 수익성을 위한 길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는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AI 거래 시장으로 부상했다. 3월 10일 현재 인도는 53건의 AI 및 머신러닝 거래를 기록해 총 2억 2,28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51건의 거래에서 9,510만 달러, 일본은 39건의 거래로 총 2,750만 달러를 기록했다.

스탠포드 디렉터는 "인도는 결국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주요 벤처캐피털 시장이 될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인도와 일본이 분리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벤처 시장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점점 더 연결되고 있다"며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STEM 프로그램 졸업생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시아 전체로 보면 AI 벤처 투자에서 여전히 미국을 뒤쫓는 형국이다. 미국 시장은 작년에 4,369건의 거래로 총 1,005억 달러에 달하는 거래를 기록해, 같은 기간 아시아 전역의 135억 3,000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크게 앞서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