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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굴욕...4일 연속 주가 급락에 시총 1위도 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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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굴욕...4일 연속 주가 급락에 시총 1위도 내줘

미국 뉴욕 5번가에 있는 애플 스토어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5번가에 있는 애플 스토어 사진=AFP/연합뉴스
애플 주가가 8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시가총액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애플 주가는 이날 4.79% 하락한 172.77달러로 떨어지며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후 4거래일 연속 총 23% 급락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악의 4일 연속 하락이다.

이 기간 중 애플의 시가총액은 7700억 달러(약 1145조 원)가 증발한 2조5900억 달러로 줄어들며 시총 1위 자리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다.

애플의 주요 공급망인 중국과 베트남 및 인도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로 애플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론이 한층 확산하면서 주가 급락을 견인했다.
무엇보다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대응해 미국이 9일부터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애플의 주가 하락 폭은 더 깊어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0% 추가 대중 관세가 9일 0시1분에 발효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중국에 10%+10%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9일부터 34%의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고 이어진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대응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총관세는 104%에 달하게 됐다.

월가에서는 관세의 영향과 애플의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둔화가 회사 주가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 서비스의 앤서니 새그림베네 수석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관세는 애플의 상황을 정말 복잡하게 만든다"면서 "가격을 인상하면 수요가 타격을 입을 것이며 비용을 흡수하면 수익과 마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전망을 평가하기는 매우 어렵고 이것이 시장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한 이유"라며 "애플 주가의 향방이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관세에 대한 합의 없이는 단기적으로 애플 주가가 상승할 근거를 만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팽배한 가운데 애플 주식의 미래 변동성에 대한 시장 추정치를 추적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애플 변동성지수(VIX)는 2020년 9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그렇지만 월가의 여러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장기적인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를 기준으로 향후 12개월 동안 애플 주가가 40% 넘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기술적인 지표도 애플 주식이 과매도 상태임을 시사하고 있다. 애플 주가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는 이번 주 23 미만으로 떨어져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RSI가 30 이하로 떨어지면 주식이 과매도 상태임을 나타낸다.

아미 에셋 매니지먼트의 앤드루 잠포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제 거품은 사라졌고 주가가 매력적으로 보인다"면서 "물론 불확실성이 크지만, 이 매도세가 얼마나 주가에 반영됐는지를 감안하면 여기서부터는 주가가 꽤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