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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사이버트럭, 딜러마저 '손절'…미국 시장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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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사이버트럭, 딜러마저 '손절'…미국 시장 '싸늘'

잇따른 리콜과 가치 하락에 중고차 인수 '거부'
예상 밑도는 판매량, 브랜드 이미지 실추까지 '三重苦'
혁신적인 디자인과 압도적인 성능으로 기대를 모았던 테슬라의 야심작 '사이버트럭'이 미국 시장에서 냉담한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일부 테슬라 딜러들마저 중고 사이버트럭의 인수를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혁신적인 디자인과 압도적인 성능으로 기대를 모았던 테슬라의 야심작 '사이버트럭'이 미국 시장에서 냉담한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일부 테슬라 딜러들마저 중고 사이버트럭의 인수를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테슬라의 야심작인 사이버트럭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테슬라 딜러들이 중고 사이버트럭의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고 포브스 재팬이 지난 10(현지시각) 보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2024년 화려하게 데뷔한 사이버트럭은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200만 건에 달하는 예약 주문을 기록하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실제 판매량은 46000대에 그치고 있다.

출시부터 삐걱거린 사이버트럭, 잇단 악재에 '찬밥 신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잇따른 리콜 사태는 사이버트럭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에는 주행 중 외장 패널이 떨어져 나가는 문제가 발생해 리콜이 실시되었으며, 이는 잠재 구매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일론 머스크 CEO의 과거 행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또한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복수의 소식통은 테슬라 딜러들이 중고 사이버트럭의 하위 트림뿐만 아니라 최고가 모델인 '사이버비스트'까지 인수 및 매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신차 재고는 쌓여가고, 딜러들은 금융 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타사 딜러들 역시 사이버트럭 인수를 꺼리며, 인수하더라도 향후 위험을 감안해 매우 낮은 가격만을 제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차주들은 결함 차량에 대한 소비자 보호법인 '레몬법'을 통해 테슬라에 차량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서 '55% 폭락'테슬라 전체 판매량도 '빨간불'

중고차 시장 분석에서도 사이버트럭의 가치 하락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코노믹 타임스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의 거래 가격은 지난 1년간 무려 55%나 하락했으며, 최근 3개월 동안에도 13%나 더 떨어졌다. 중고차 이력 서비스 업체인 카팩스에 따르면, 시카고 지역 딜러들은 여전히 중고 사이버트럭을 8~9만 달러(11400만 원~12825만 원) 선에 판매하고 있지만, 실제 거래 가격은 이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거의 주행하지 않은 '사이버비스트' 모델의 경우 14만 달러(19950만 원)에 매물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 역시 실제 거래가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버트럭은 2019년 첫 공개 당시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깨지지 않는 유리' 시연에서 창문이 깨지는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당초 2021년 말 생산 시작과 39900달러(5685만 원)의 기본 가격을 약속했지만, 2024년에 출시된 모델은 듀얼 모터 4륜 구동 모델이 99000달러(14107만 원)라는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이후 가격 조정으로 현재 4륜 구동 모델의 기본 가격은 72490달러(1329만 원)까지 낮아졌으며, 기본 트림은 연방 세금 공제 7500달러(1068만 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모델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저가형 후륜 구동 싱글 모터 버전의 출시 계획은 여전히 불투명하며, 2024년 출시 당시 16000달러(2280만 원) 옵션으로 제시되었던 '레인지 익스텐더' 역시 자취를 감췄다. 당초 470마일(756km)의 주행 가능 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445마일(716.2km)로 하향 조정된 후 온라인 옵션 메뉴에서 아예 삭제된 것이다.

자동차 시장 분석 기관인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테슬라의 전체 판매량은 20231분기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20241분기에는 약 8% 감소했다. 반면, 20251분기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제너럴 모터스의 전기차 판매량은 쉐보레 이쿼녹스 EV와 블레이저 EV의 인기에 힘입어 94%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의 판매 부진은 일론 머스크 CEO의 논란성 발언과 더불어 주력 모델인 모델 Y의 노후화 등 모델 라인업의 경쟁력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전역의 테슬라 딜러와 슈퍼차저 충전소에 대한 항의 시위와 파손 행위가 잇따르는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 초기 판매량의 상당 부분이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발생했던 점이 현재의 판매 부진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비평가들은 머스크 CEO가 현재 자동차 사업보다 다른 관심사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가 정부 관련 업무를 중단하고 테슬라 경영에 전념하거나, 아니면 테슬라에서 완전히 물러나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가 아직 회복 불능 상태에 이르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한 이야기다. 과연 사이버트럭이 시장의 외면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